"날것의 감정 노래하다"…거미, 슬럼프 이겨낸 여가수의 책임감(종합)

[엑스포츠뉴스 전원 기자] "초심으로 돌아갔어요."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창동 플랫폼창동61에서 거미 정규 5집 'STROKE'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약 9년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한 거미는 "나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 미니앨범 만들 때도 늘 정규를 고민했었다. 우리 나라 음악 시장 흐름이 너무 빨라진다. 솔직히 말해서 곡이 아까웠다. 많은 분들이 듣지 못하고 사라진다는게 아쉬웠다. 그래서 섣불리 내기 못했다. 그러던 중 약 15년간 오래 활동한 가수로서 내 색깔이 담긴 앨범을 내지 않는다느건 아닌 것 같았다. 팬들을 위한 의무감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미는 타이틀곡 'I I YO'(아이아이요)에 대해 "내가 꿈을 꾸면서 나오는 흥얼거림이다. 길 오빠가 프로듀싱을 해서 전체적으로 힙합, 소울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이 노래도 팝 발라드지만 힙합적인 느낌이 들어있다. 내가 늘 이별 노래만 자주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또 "사실 많은 분들이 내 이별 얘기에 공감해주시고, 나를 이별 노래의 대명사로 말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나도 나이를 먹다보니 관객들에게 가슴에 무언가를 남겨드리고 싶더라. 그게 이별 얘기로는 부족했다. 진실된 인생 이야기가 필요했다"며 전체적 앨범 콘셉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내가 위로받는 음악이 뭔지 생각해봤다. 정말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늘 이별하고 힘든게 아니니 이별 얘기하는게 지치기도 했다. 많은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앨범에는 연인인 배우 조정석도 참여했다. 조정석은 7번 트랙 '나갈까' 작곡과 편곡에 힘을 보탰다. 거미는 "워낙 음악적으로 재능이 뛰어나고 관심이 많은 분이다. 앨범 모니터링을 많이 해줬다. 그러던 중 자연스럽게 함께 작업했다. 원래 앨범에 포함시키려고 한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거미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난 감정 전달을 제일 노력한다. 멋지게만 할 수도 있고 듣기 좋게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술을 보여주면서도 감정을 전달하려고 한다. 꾸미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나도 평범한 사람이니 노래로 표현한다. 그 공감이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여가수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는 거미는 "사실 안정적으로 발라드만 할 수도 있다. 그런걸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이렇게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앨범으로 인해 여가수가 이런 저런 장르를 끌어갈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길은 이번 거미 앨범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두 사람은 평소 친구처럼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 거미는 "노래를 하다보니 생각하는 방향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정형화된 것처럼 머릿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마추어일 때, 신인일 때 즈음의 날 것 상태의 표현과 감정이 필요했다. 그런데 잘 안되더라. 많이 울기도 했다. 길은 내가 너무 울어서 화가 났다고 하더라. 길 덕분에 많이 배웠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거미는 이번 활동 목표에 대해 "창작 부분으로도 노력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아티스트들의 속마음을 듣고 싶어하니 그 쪽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음악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거미의 정규 5집 '스트로크'는 9년만에 발매되는 정규 앨범으로 총괄 프로듀서 길을 비롯해 치타, 보이비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한 거미의 새로운 도전을 예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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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기자 w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