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s 인터뷰②] 권율 "밀크남 이미지 벗고, 태닝하고 싶어요"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밀크남'에서 이순신의 아들로, 또 악귀에서 악귀보다 더 무서운 법비로. 언제나 새로운 역할을 맡으며 끝없는 발전을 보여주는 배우가 있다.

SBS '귓속말' 속 카리스마 넘치는 강정일을 보며, 권율이 악역으로만 굳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권율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자 그 모든 걱정은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권율은 새로운 이미지 하나를 더 입은 것 뿐이었다.

'귓속말'의 강정일은 주인공과 대치되는 지점에 있는 악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큰 응원을 받았다. 특히 예민해보이는 강정일의 모습은 "섹시하다"는 평도 받았다.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이렇게 하면 내가 섹시할거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배우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프로페셔널 한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여자들이 흔히 말하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남자가 섹시해보인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하하."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인생작'이라는 평을 들었던 권율. 그가 직접 생각하는 인생 작품은 무엇일까. 모든 작품이 소중하다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명랑'을 꼽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영화 '명량'을 통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대중에게 저를 알릴 수 있었어요. 너무나 통속적인 이야기지만 저에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디딤돌'이 된 작품이라, 정말 감사하죠."

다양한 작품에 도전해 온 권율, 그에게 또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남아있을까.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몸을 쓰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끝없이 뛰고 상처가 나고 그런 작업이요. 그게 아니라면 마음이 몰캉몰캉해지는 로맨틱 코미디나, 아니면 아예 재미있는 코미디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라고 말한다.

"좀 심리적으로 극한의 상황에 달하는 건 피하고 싶어요. 심리적으로 극한에 닿는 상황보다는 몸이 힘든 상황이 나을 것 같다"고 덧붙이는 권율의 답변에서 연기에 몰입했던 그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권율은 "영화 '박열'이 6월 말에 개봉을 해요. '귓속말'부터 '박열'까지 감정적으로, 체력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진돼서 당분간은 휴식을 좀 취하려구요. 운동을 열심히 해서 액션을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권율은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다. 그는 "'밀크남'이라는 수식어도 좋지만 까맣게 하고 싶어요. 제 인생에서 한 번은 까매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하하. 멜라닌 색소가 하얘서 피부톤이 빠르게 회복 되기는 하는데 한 번은 해보고 싶어요"라며 독특한 소망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율에게 단기적인 목표가 아닌 장기적인 목표를 물어봤다. 가연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 걸까.

"막연한데 목표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재능있는 예술인들을 후원하고 싶고, 저도 영향을 받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작은 꿈이있어요. 그러려면 공신력 있는 배우가 되어야 겠죠."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