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08 09:37 / 기사수정 2008.08.08 09:37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7일 밤, 대한민국의 모든 시선은 친황다오로 쏠렸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대표팀 경기 중 제일 첫 경기이고, 아마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 중 하나일 법한 남자 축구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카메룬과 대전한 대한민국은 승리를 예상했지만, 아쉽게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경기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한국 대표팀과 똑 닮은 모습을 한 또 다른 대표팀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 남자 대표팀인데요.
한국과 카메룬의 경기에서도 대부분의 중국인은 카메룬을 응원하며 반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이 반감을 한국전에서만 드러낸 것이 아닌가 보더군요. 톈진에서 열린 남자 축구 B조, 일본과 미국의 경기에서도 중국인들은 무한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전반부터 일본은 미국을 압박해 나갔다고 합니다. 더위에 적응하지 못한 미국의 초반 움직임이 무거운 것을 간파하고 골을 노렸지만, 미국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습니다. 관중석 한 편에는 큰 무대에 서는 아들의 이름과 배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각 선수의 부모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고 하더군요. 한 번의 골 기회가 사라질 때마다 환성이 탄식으로 바뀌고 두 손 부여잡고 발을 동동 구르는 건, 어느 나라 어느 선수 부모도 다른 모습은 아니겠죠.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 시작 2분 만에 미국에 골을 내준 일본 대표팀의 응원석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그 응원석을 제외한 모든 관중석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일본이 싫기 때문에. 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중국인들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없는 미국의 골에도 뛸 듯이 기뻐했죠. 경기 내내 이런 '반일본' 성 응원은 계속 되었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심리적인 압박도 매우 크게 느껴졌을 겁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종료 휘슬과 함께 일본 선수들은 피치에 누워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기를 관람한 한 일본 유학생도 한숨을 내쉬며 "완전히 어웨이 경기였다."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인 '나데시코 재팬'이 의외의 복병 뉴질랜드와 비기며 발목 잡힌 것에 이어, 남자 대표팀마저 미국에 패하며 전망을 어둡게 했죠. 고개 숙인 일본 대표팀의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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