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06 09:03 / 기사수정 2008.08.06 09:03
[엑스포츠뉴스=친황다오, 박형진 기자]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친황다오의 분위기는 '살벌해지고' 있습니다.
7일 남자축구 D조 예선 경기가 하루 남은 지금, 친황다오에서 경기를 준비 중인 이탈리아, 온두라스, 카메룬, 그리고 한국 대표팀의 경계태세가 어느 때보다 삼엄합니다. 이탈리아와 한국 대표팀은 둥베이대학에서, 온두라스와 카메룬은 썬린공원 훈련장에서 각기 훈련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네 팀은 모두 규정에 따른 15분 공개 이외에 일체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국의 첫 상대 카메룬 대표팀의 훈련을 보기 위해 썬린공원 훈련장을 찾았는데요. 썬린공원은 한국 대표팀이 훈련을 한 적이 있던 터라 이곳 직원들이 반갑게 한국 기자들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카메룬 대표팀 측의 반응은 쌀쌀맞았습니다. 카메룬 대표팀은 훈련장 언론담당관을 통해 훈련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고, 언론담당관이 대회 규정을 들어 설득을 하자 그제야 처음 15분을 공개하겠다고 요구에 응했습니다.
훈련의 첫 15분은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이기에, 팀의 컨디션과 전술을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훈련장 근처에 차를 세울 수 없어 먼길을 걸어온 기자들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죠. 대신 한국 기자들을 맞이한 언론담당관 양웨이(30)로부터 흥미로운 질문을 들었습니다.
"혹시, SBS기자세요?"
그 자리에 다행히(?) SBS 기자는 없었지만, 한국 기자들을 순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행여 SBS 기자들은 출입에 제한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런 것은 아니며 그냥 호기심에 물어본 질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민감한 주제가 나온 지라, 한국 기자들이 언론담당관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SBS의 개막식 리허설 장면 방송 사건에 대한 견해를 묻자, 양웨이 언론담당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그들은 규정을 위반한 것일 뿐, 별다른 감정은 없다. 그러나 SBS의 보도로 전 세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개막식의 신비감이 떨어졌다. 그것은 좀 문제라고 본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한국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중국 네티즌의 SBS에 대한 공격은 엄청납니다. 그리고 그런 '넷심'은 기자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정도인데요. 일례로 택시를 타며 한국 기자라고 소개하자 기사가 대뜸 하는 말이 "SBS에서 왔느냐?"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훈련장 언론담당관의 뜬금없는 질문은 이런 분위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달까요.
올림픽은 '화합과 평화의 무대'라고 했던가요. 지금 친황다오를 감싸는 긴장과 경계 감이 경기가 끝난 후 사르르 풀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승리의 기쁨이 우리 쪽에 있다면 더욱 좋겠죠?
[사진=훈련중인 카메룬 대표팀(C)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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