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황산벌에서 계백과 김유신이 만났듯 무등벌에서는 패기의 윤석민과 배영수가 만났다.
4강으로 가는 길목이니만큼 서로 물러설 수 없는 대첩을 치러야했기에 각자 가장 믿을만한 장수를 내세웠던 것이다. 물론 삼성國(국)에는 25번 싸워 7번을 승리로 장식했던 윤성환(평균자책 3.69)이 배영수(평균자책 5.03)보다 더 듬직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미 나흘 전 한화國과의 대전을 승리로 장식한 터라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비해 KIA國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계속된 승전보로 군사들의 사기도 충만한 상태인데다 18번 싸워 10번을 승리로 이끌었던 윤석민(평균자책 2.47)이 선봉장으로 나서는 까닭에 기선을 제압하고 뒷문만 든든히 잠근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계산은 맞아떨어졌다. 최희섭이 배영수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고 그로 인해 배영수의 전의가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國은 자멸하고 말았다. KIA國 장수들이 휘두른 5번의 창(안타)은 삼성國에 7번의 큰 상처(실점)를 입혔던 반면 삼성國의 6번 검술(안타)은 KIA國에게 단 1번의 상처(실점)를 입히는데 불과했다. 삼성國 장수들의 실력 탓이라기보다는 KIA國 장수들의 기량과 승리에 대한 집념이 앞섰던 덕이리다.
물론 병가에서 한번 이기고 한번 지는 것은 흔한 일(병가지상사)이라고 했다. 한번 이겼다고 우쭐하지 말며 한번 졌다고 낙심하지 말라는 말이다. 삼성과 KIA는 앞으로도 몇 차례를 더 만나야 한다. 22일 승리한 KIA나 오늘 패한 삼성 모두 각자의 승리요인과 패배요인을 분석한 후 다음 결전에 대비해야 한다.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둘은 여전히 4강의 길목에 함께 있기 때문이다.
김도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