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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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변신은 아름답다.

기사입력 2005.01.31 22:06 / 기사수정 2005.01.31 22:06

임건순 기자


노장의 변신 문제

운동선수가 나이를 먹으면서 한계에 부닥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시점에서 한계를 돌파하고자 선수들은 몸부림을 치는데, 그 과정을 잘 이겨내면 다시 옛날 못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며 당당한 모습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지 못하면 후배들과 경쟁에서 뒤쳐져 도태되고 만다.

노장에게 서서히 또는 급격하게 찾아오는 노쇠, 그리고 하드웨어상의 위기. 이제 막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8개 구단의 노장과 베테랑들은 지금도 이것을 실감하며 그 벽을 넘을려고 몸부림 치고 있다. 이 때 고민하고 고심하고 모색하는 건 바로 변신이다. 이 변신에 성공해야 그 한계의 벽을 넘을 수 있다.



변신,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의 문제 - 김기태와 양준혁의 사례

나이는 먹어가는데 다른 투수들의 기량은 나날이 발전하고, 힘은 예전같지 않고, 몸의 유연성과 순발력도 예전같지 않다. 그러니 자기가 아무리 젊은 시절, 아니 바로 어제까지 강타자였다 하더라도 서른줄에 넘어선 선수는 변신을 항상 준비해야만 한다.

지난 시즌 끊어치는 타법으로 재무장해 나온 김기태. 얼마나 화려하게 부활을 했던가? 해마다 계속된 3할 행진이 끊어졌던 양준혁이 만세타법으로 변신을 해, 재작년 시즌부터 화려하게 부활한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어쩌면 퇴화해 가고 있는지도 모를 자기 몸에 맞춰, 스윙을 찾으려 노력해야 하고 그것을 최적화시켜 준비된 모습으로 시즌을 치루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들은 항상 경쟁력 있는 타자로서 군림하며 당당할 수 있을 것이다. 노장소리보단 베테랑 소리를 들어가면서 말이다.

올해로 나이 33세인 송지만과 박재홍. 앞서 말한 것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하향세에 직면했던 둘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이다. 둘 다 젊은 시절의 '힘을 앞세우며 극도로 뱃스피드를 끌어올린 호쾌하고 역동적인 스윙'과는 다른, 현재의 몸상태에 맞는 최적화된 스윙을 만들어내 장착해야 한다. 여기에 올시즌 실패와 성공이 달려 있다.   





(별중의 별, 73년생 스타 중에서 최고의 강타자들. 90년대 중후반은 박재홍이 앞서 달렸고 2000년대 초는 송지만이 앞서 달렸는데 현재 둘의 통산기록은 비슷비슷하다. 누가 더 변신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남은 커리어 경쟁이 갈릴듯. 30홈런을 치려고 하기보다는 3할을 치려고 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하에 스윙과 타격자세를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지난 시즌 극심한 하향세에 직면했던 마해영과 이종범도 마찬가지다. 힘을 앞세운 호쾌한 스윙보다는 현재 몸에 맞는 가벼운 스윙으로 컨택과 정확성에 치중여 변화를 모색해야지 않을까.

지금 그것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은 변화를 찾아가는 하나의 과도기 과정일 뿐이다. 하지만 고민하지 않고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위에 열거한 선수 모두 해당 위치와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상실해 선수생활의 황혼에 접어드는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최근에 또다시 양준혁이 변신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아주 크다. 양준혁이 스윙시 배트를 더 눕혀서 나오려고 준비하고 있다는데 그만큼 테이크백을 간결하게 가져가고 간결한 스윙으로 재무장 하려한다는 것. 근래에도 정상의 기량으로 리그 지배력을 가지면서 팀을 이끌었던 그가, 지금도 그런 변신과 고민을 하는 과정에 있는 것을 보면 참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항상 많은 나이에도 노력을 통해 정상의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감동 받고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다.





매해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 3-4-5놀이, 롱런이 거저 되는 것이겠냐?


아름답고 또 필수적인

언제든 치고올라올 무서운 후배들, 그리고 당장 성적이 최우선인 현장.

프로의 세계는,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아무리 화려해도 당장 정상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면 무한정 기회와 자리를 절대 보장해 주지 않는다. 한계상황을 돌파하거나 항상 정상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변신을 모색하는 것, 어쩌면 노장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가 아닐까?

더구나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왔고 팬들에게 많은 박수와 성원을 받아왔던 선수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변함 없는 기량으로 팬들에게 보답해야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변신은 필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것이다.

송지만과 박재홍, 마해영과 이종범 모두가 올 겨울 자신의 현재 하드웨어에 맞는, 최적화된 스윙을 찾아내고 몸에 익혀서 옛날 못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어 여지껏 박수 쳐왔던 많은 팬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하드웨어상의 문제 체력이나 유연성 근력을 회복하고 끌어올리기 위한 체계적이고 강도높은 훈련과 준비도 역시 중요하다. 이것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런 하드웨어상의 문제만 파는 것으로는 되지 않고 소프트웨어상의 기술적인 부분에서 변화와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사진은 모두 기아 타이거즈,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가 출처입니다.



임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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