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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2007/08시즌 통계로 보는 덩컨 對 가넷

기사입력 2008.07.08 17:11 / 기사수정 2008.07.08 17:11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센터 팀 덩컨(팀공헌지수 리그 9위)과 보스턴 셀틱스의 포워드/센터 케빈 가넷(팀공헌지수 리그 2위)은 국내외, 전문가와 팬을 막론하고 수없이 많은 비교가 이뤄진 선수들이다. 1976년생 동년배인 두 선수에 대한 우열은 현재는 물론이고 은퇴 후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학창시절과 국가대표팀 경력을 제외한 두 선수의 NBA 경력만 열거하기도 절대 쉽지 않다. 덩컨은 1997년 신인지명 1위, 1998년 신인왕, 수석우수팀(1998, 2005, 2007)·차석우수팀(2006, 2008)·수비수석우수팀(1999, 2001-03, 2005, 2007-08)·수비차석우수팀(2004, 2006), 플레이오프 우승(1999, 2003, 2005, 2007)·결승전 최우수선수(1999, 2003, 2005), 1999년 클럽세계선수권 우승, 올스타 10회·올스타전 최우수선수(2000)·슈팅스타 경연대회 우승(2008), 정규리그 최우수선수(2002-03)라는 업적을 쌓았다.

비교 대상인 가넷도 1995년 신인지명 5위, 1996년 신인차석우수팀·NBA 신인올스타, 올스타 11회·올스타전 최우수선수(2003), 수석우수팀(2003-04, 2008)·차석우수팀(2001-02, 2005)·삼석우수팀(1999, 2007)·수비수석우수팀(2001-05, 2007-08)·수비차석우수팀(2006), 정규리그 최우수선수(2004)·최우수수비수(2008), 정규리그 경기당 리바운드 1위(2004-07), 2008년 플레이오프 우승이라는 화려한 성과를 거뒀다.

덩컨의 비교우위는 플레이오프 우승 4회와 결승전 최우수선수 3회라는 팀 성적이고 가넷은 4년 연속 리바운드 1위 등 개인역량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던 것이 2007/08시즌(이하 지난 시즌) 가넷이 소속팀 보스턴 셀틱스의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우승으로 일방적인 열세였던 팀 성적에서 덩컨과 비교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두 선수의 우열에 대한 논쟁에 기름을 붓게 됐다.

이 글은 과거의 업적을 중심으로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논쟁에서 한발 불러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두 선수가 발휘한 기량을 통계로 살펴봄으로써 능력의 우열을 가늠해보고 앞으로 활약을 예상해볼 것이다.

1. 덩컨과 가넷은 PF 맞수?

- 2007/08시즌 덩컨과 가넷의 위치별 출전시간


* 팀 전체경기시간 대비 위치별 출전비중



흔히 덩컨은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가넷은 현직 선수 중 덩컨과 유일하게 견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그러나 덩컨은 우승 4회 중 2004/05시즌과 2006/07시즌, 파워포워드보다 센터로 더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2004/05시즌 PF 26%·C 28%, 2006/07시즌 PF 19%·C 49%)

최근 몇 년간 센터를 주 위치로 파워포워드도 겸하는 수준이었던 덩컨은 이번 시즌에는 아예 전문센터로 탈바꿈했다. 정규리그 덩컨의 파워포워드 소화시간은 팀 경기시간 대비 4%에 불과했고 플레이오프에는 단 1초도 없었다.

반면 가넷은 211cm의 장신임에도 NBA 초기 스몰포워드로 뛰기도 했다. 운동능력이 원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른 체격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로서 내외곽을 넘나들면서 다재다능한 역량을 발휘하는 가넷의 특성을 마음 놓고 발휘하기에는 소속팀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탓에 가넷은 센터로도 뛸 수밖에 없었다.

위치별 출전시간 통계가 시작된 2002/03시즌 가넷은 스몰포워드 4% · 파워포워드 68% · 센터 10%, 현 소속팀 셀틱스로 이적하기 직전인 2006/07시즌에는 파워포워드 54% · 센터 20%를 기록했다. 센터 소화 시 체격의 단점을 만회하려고 체중도 110kg 안팎으로 늘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넷은 체중을 100kg으로 줄였다. 어느덧 30대에 접은 가넷에게 증량으로 말미암은 부상 위험 증가와 운동능력 저하는 간과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따라서 체격상 파워포워드로 집중할 것이 유력한 지난 시즌이었지만 동료의 부상 등으로 결국 센터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2006/07시즌보다 센터 출전시간이 줄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현재 덩컨의 운동능력으로는 파워포워드로 뛰는 것은 무리다. 나이 때문에 앞으로도 회복보다는 감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덩컨이 남은 선수 생활 플레이오프 1회 이상의 우승을 더한다면 과연 그를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가넷은 앞으로도 팀 사정이 허락한다면 센터보다는 파워포워드로 전념하는 것이 오랜 선수생활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아직은 운동능력이 건재하지만, 혹시나 감퇴한 후에도 본래 체격이 센터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증량을 한다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늘어나고 운동능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2. 주 위치에서 누가 더 좋은 대인 수비수인가?

- 2007/08시즌 덩컨과 가넷의 상대선수 위치별 48분 환산 통계

* eFG% = (필드골 + 0.5*3점슛) / 야투 시도, PER = 선수효율성지수 (15가 리그평균)



덩컨과 가넷은 각각 NBA 수비우수팀 9회와 8회 선정 경력자다. 그러나 지난 시즌 나란히 수비수석우수팀에 선정된 두 선수의 수비력은 주 위치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덩컨은 센터 위치에서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 상대를 평균 이하로 막지 못했지만, 가넷은 정규리그 최우수수비수답게 상대 파워포워드에 대한 뛰어난 수비를 보여줬다.

이전부터 센터지향성이 가넷보다 높았던 덩컨은 흔히 ‘골밑 장악력’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 시즌 덩컨의 수비문제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리바운드 허용이지만 덩컨과 견줘 가넷이 파워포워드 수비에서 제일 잘한 것이 바로 리바운드 억제이다.

팀 사정이 허락한다면 가넷이 굳이 센터로 뛸 필요가 없다는 것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물론 센터로 뛴다고 해도 가넷의 대표적인 장점인 폭넓은 도움수비는 여전하겠지만, 대인 수비 측면에서 가넷의 센터 대응능력은 결코 좋지 못하다.

현재 주 위치에서 누가 더 좋은 대인 수비수냐고 묻는다면 답은 단연 가넷이다. 덩컨은 지난 시즌 수비수석우수팀에 걸맞은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덩컨이 이번 시즌 파워포워드로 거의 뛰지 않았음에도 수비우수팀에 선정된 것은 명성 덕분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3. 이전보다 벌어진 점프슛 격차

- 덩컨과 가넷의 점프슛 eFG% 통계



본래 스몰포워드는 파워포워드와 한 묶음으로 언제든 오갈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됐기에 3점슛은 주 임무가 아녔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스몰포워드는 파워포워드가 아닌 슈팅가드와 더 친숙한 위치가 됐고 이에 따라 공격에서 점프슛의 비중도 높아졌다.

케빈 가넷이 고등학교 졸업 후 NBA에 뛰어든 1995년은 슈팅가드/스몰포워드, 즉 스윙맨이란 역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점이었고 당시 스몰포워드로도 뛰었던 가넷은 자연 골밑에 국한되지 않고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을 구사했다. 따라서 가넷과 3점슛은 그리 낯선 관계가 아니다. 1999/2000시즌 30/81(37%), 2001/02시즌 37/116(31.9%)을 기록한 것이 각각 프로데뷔 후 정확도와 성공횟수에서 최고였다.

그러나 파워포워드/센터였던 덩컨도 골밑슛뿐 아니라 중거리에서 백보드를 활용한 점프슛은 일찍부터 호평을 받았다. 조정야투정확도(eFG%)가 집계된 2002/03시즌 정규리그와 2003/04시즌 플레이오프 당시 덩컨과 가넷의 점프슛 정확도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덩컨은 2003/04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가넷보다 더 정확한 점프슛을 구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덩컨과 가넷의 점프슛 격차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막론하고 상당했다. 덩컨의 중거리 백보드 활용공격이 더는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더는 비밀이 아니며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64.8% - 59.5%, 72.5% - 61.9%라는 고감도의 골밑슛을 구사했다. 여기에 더해 수준급의 점프슛을 갖춘 가넷과 그렇지 않은 덩컨 중 어떤 선수가 수비하기 까다로운 역량 있는 공격수인지는 자명하다.

4. 결정적인 순간, 누가 더 좋은 공격수인가?

- 2007/08시즌 덩컨과 가넷의 결정력 관련 eFG% 통계

* 박빙 상황 = 경기종료 5분 전, 점수 차 5점 이하



덩컨과 가넷 모두 결정력과 관련하여 호평만을 받진 않는다. 덩컨은 NBA 11년 중 7시즌이나 70% 미만을 기록한 자유투정확도가 결정적인 순간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가넷은 중요한 순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근본적인 비판을 받는다.

지난 시즌 두 선수 중 무결점의 결정력을 보여준 이는 없다. 덩컨은 정규리그 공격시간 21초 이후와 플레이오프 공격시간 21초 이후, 박빙 상황에서 공격시간 21초 이후 정확도에서 문제를 보였다. 가넷은 정규리그 공격시간 21초 이후와 박빙 상황의 공격시간 21초 이후 공격은 좋았지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나머지 상황에선 그러지 못했다.

굳이 우열을 가린다면 6부분 중 4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가넷이 지난 시즌 더 나은 결정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어려운 박빙 상황의 공격시간 21초 이후에서 가넷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모두 덩컨보다 앞섰다. 그러나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박빙 상황에서 가넷에게 상당한 우위를 점한 덩컨이 대외적으로는 더 나은 결정력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5. 누가 더 조직이해가 좋은가?

- 2007/08시즌 덩컨과 가넷의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통계



덩컨은 1997/98시즌부터 스퍼스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에서 뛰고 있다. 가넷 역시 1995/96시즌부터 2006/07시즌까지 팀버울브스에서 뛰었으나 지난 시즌 셀틱스로 이적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덩컨은 조직이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 덩컨과 가넷의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모두 가넷의 확연한 우위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가넷의 득실차는 정규시즌보다 47.1% 향상됐지만, 덩컨은 정규시즌의 54.5% 수준에 그쳤다.

덩컨은 골밑 선수임에도 수준급의 공조종능력과 패스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가넷은 여기에 더해 시야 자체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선수 모두 리그 파워포워드와 센터 중 손꼽는 조직이해능력을 갖췄지만, 이전 시즌과는 전혀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도 팀의 확실한 중심으로 자리 잡은 가넷의 지난 시즌은 덩컨이 아닌 리그의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것이었다.

6. 현재 두 선수의 위상은?

- 2007/08시즌 덩컨과 가넷의 팀공헌지수 통계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집계된 2002/03시즌, 그리고 팀공헌지수라는 개념이 생긴 2005/06시즌 이후 처음으로 지난 시즌 덩컨은 정규리그에서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와 팀공헌지수 모두 스퍼스 2위에 머물렀다. 2007/08시즌 정규리그 최우수교체선수로 선정된 마누 히노빌리(팀공헌지수 리그 3위)가 스퍼스 1위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덩컨의 팀공헌지수 10.5는 경기시간 50% 이상 리그 선수 중 9위로 여전히 리그 최상급이었고 플레이오프에는 7.6을 기록하며 전체 순위가 16위로 떨어졌지만, 스퍼스 1위는 탈환했다.

가넷은 이적했음에도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뿐 아니라 팀공헌지수도 셀틱스 1위를 기록했다. 가넷의 팀공헌지수 14.5는 전체 2위에 해당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약간 감소한 12.4로 전체 5위를 기록했지만, 팀 1위로 우승의 1등 공신이었다.

7. 총평

덩컨과 가넷의 기량은 전반적으로 여전히 리그 최상급이다. 가넷은 지난 시즌 셀틱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기에 최우수수비수뿐 아니라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어도 손색이 없었다. 여기에 생애 첫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달성한 가넷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하지만 이미 4회 우승과 결승전 최우수선수 3회라는 가넷이 추격하기 버거운 경력을 가진 덩컨도 아직 건재하다.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라는 수식어와 무관하게 앞으로 덩컨은 센터로 뛸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남은 선수생활 동안 대인 수비와 점프슛 개선 여부에 따라 센터로도 역대 10위 안에 들만 한 선수인지가 판가름날 것이다. 점프슛 향상 없이 무결점의 결정력을 갖추는 것은 어렵다.

가넷은 현재 리그의 파워포워드 중 가장 이상적인 기량의 소유자다. 따라서 다소 아쉬운 결정력은 기술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일 소지가 커서 앞으로도 보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센터 대인 수비 문제는 가넷이 어찌 풀려고 하기보다는 팀 차원에서 센터 출전시간을 줄이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이다. 가넷이 굳이 센터로 뛰지 않아도 되는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적인 센터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 위의 기사는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준수하였습니다.

[사진 (C) NBA 공식홈페이지(nba.com)]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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