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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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청소년 대표팀, 세계 대회 선전 기대된다

기사입력 2005.01.28 02:30 / 기사수정 2005.01.28 02:30

이상규 기자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U-20)이 우리 시간으로 27일 세벽 1시 45분에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 축구대회(이하 카타르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카타르 대회에서 5경기를 치른 한국은 B조 마지막 예선 경기인 노르웨이전에서 0:1로 패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이 가운데 3경기는 3골 이상의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카타르 대회를 통하여 오는 6월에 네덜란드에서 벌어지는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U-20)에 선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성취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박주영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맹활약과 함께 박종진 같은 일부 후보 선수들의 경기력이 인상 깊었다. 또 조직력은 날이 갈수록 향상 되었고, 결정적인 실수를 허용하는 빈도도 줄었다.


박주영, 카타르 대회에서 가장 맹활약 펼쳐

한국은 5차례의 경기에서 총 11골을 넣었다. 그중에 9골은 골잡이 박주영이 기록한 것이다. 특히 7골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볼때 넣은 골이다. 심지어 한국이 3:2로 승리한 B조 예선 우크라이나 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한국이 2:1로 승리한 4강 알제리전에서는 2골을 넣으며 결승 진출을 공헌했다. 역시 청소년대표팀의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 다웠다.

▲ 박주영
ⓒ2005 대한축구협회
박주영의 국가대표 합류를 거론하는 축구팬들이 적지 않을 정도로, 카타르 대회에서 환상의 골잔치를 펼쳤다. 카타르 대회 기간을 비롯하여 결승전이 끝난 이후에는, '박주영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론과 축구팬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국가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의 실력 격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나, 박주영은 청소년대표팀 내에서 가장 맹활약 펼친 선수였기 때문이다.

기존에 청소년 대표팀에서 주로 공격수로 활용된 박주영은,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김승용 등이 포진한 공격진과 좁은 간격을 유지하여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파고 들거나,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잦은 위치 변화를 꾀하면서 공격 기회를 찾았다.

미드필드진과 공격진 사이의 공격 연결까지 원활히 이어 주는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지능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몸싸움에 약한 단점이 있지만, 상대팀의 압박이 풀어지면 한박자 빠르고 정확한 슈팅을 여러차례 날리거나, 빠른 발과 민첩한 몸놀림을 활용하여 상대팀 진영을 충분히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차례의 골이 터졌다. 또 팀의 역습 기회까지 잘 살려, 발군의 득점 감각을 과시했다.

청소년 대표팀의 공격력 및 득점력이 박주영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면이 있었다. 투톱을 맡은 김승용과 신영록은 각각 1골씩을 기록했다. 세명 이외에 골을 넣은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공격 형태를 조금 더 다양화 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으나, 9골을 넣은 박주영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기 어려울 정도다. 박주영은 카타르 대회에서 가장 맹활약 펼친 MVP를 수상했다.


성공적인 기존 주전 선수 공백 메꾸기

카타르 대회에서는 수비수 김진규와 이강진, 수비형 미드필더 오장은이 국가대표팀 차출 등의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 되었다. 하지만 최상의 선수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요한, 한제광 등이 이들의 공백을 충실하게 메꾸는데 성공했다. 기존 주전 골키퍼였던 차기석의 공백은, 카타르 대회 2경기에 출전한 김대호가 잘 메꾸었다.

▲ 이요한
ⓒ2005 대한축구협회
B조 예선 첫 경기인 중국전에서 '박희철-안재준-정인환-안태은'의 4백 라인을 구사한 한국 수비수들은, 상대팀 공격수를 번번히 놓치는 불안한 수비력을 펼쳤다. 그 다음 우크라이나 전부터 이요한을 수비수로 기용하는 3백 라인으로 전환한 뒤, 노르웨이전 후반 38분부터 일본전 끝까지 '정인환-이요한-안재준'의 3백 라인을 가동시켰다.

3백 라인 전환 초기에는 상대팀 공격을 쉽게 허용 당하거나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남발하는 실수를 범하여 불안한 수비 운영을 펼쳤다. 하지만 호흡 맞추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비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요한이 수비 완급 조절에서 돋보였다면, 정인환과 안재준은 상대팀 공격수 대인 방어시의 대담성이 향상 되었다.

기존에는 백지훈과 오장은이 한국의 중원을 지켰지만, 오장은이 이번 명단에서 제외 되었다. 백지훈은 김태원이나 강진욱과 함께 더블 보란치를 형성했으나, 좀처럼 호흡을 극대화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한제광과 함께 호흡을 맞춘 4강 알제리전과 결승 일본전에서 상대팀 미드필드진을 장악한 뒤에 중앙 공격력을 높이고, 중원을 튼튼히 지키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한제광은 우크라이나전에서 백지훈과 함께 부진 했지만, 알제리전에서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시야를 한층 넓히면서 정확한 패싱력을 활발히 이었다. 오장은의 공백을 메꾸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노르웨이전과 결승 일본전에서 주전 골키퍼로 출전한 김대호는 뛰어난 순발력과 안정적인 선방 능력이 돋보였다. 2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준데다, 일본과의 후반전에서는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3경기 출전한 정성룡이 문전에서 불안한 운영을 펼친 사이, 정성룡을 제치고 결승전에 출전한 김대호의 팀내 입지가 더 강화 되었다.


날이 갈수록 향상되는 전력

▲ 백지훈
ⓒ2005 대한축구협회
카타르 대회 첫번째 예선경기인 중국전부터 결승 일본전까지 살펴보면, 점점 완성되는 형태의 전력을 갖추었다. 3차례의 예선 경기에서는수비진과 미드필드진에서 결정적인 실수들을 여러차례 허용하는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알제리와의 4강전에서 안정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일본전에서는 알제리전보다 한 단계 향상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서로간의 발이 맞추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전에 임하는 한국의 전력은 향상 되었다. 아직 전력의 단점이 남아 있는데다 팀 전력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김진규와 이강진 등이 없이도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요한과 한제광 같은 백업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고, 박종진을 조커로 기용하여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이번 카타르 대회를 통하여 국제 경기 경험을 쌓았으며, 개인 기량 및 팀 조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청소년 대표팀에게 가장 중요한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선수들의 기량과 조직력을 끌어 올리면, 한국의 전력은 세계 청소년 대회 이전까지 완성 궤도에 오를 것이다. 날이 갈수록 향상되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의 앞날이 밝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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