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04 00:13 / 기사수정 2008.07.04 00:1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재 피겨 팬들의 뜨거운 관심 중 하나는 올 12월에 한국에서 개최될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의 개최장소문제입니다.
김연아의 등장과 피겨스케이팅의 급속한 인기 증가로 인해 피겨 팬들의 인구는 나날이 늘고 있으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나타나는 이들의 열기는 축구나 야구팬들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팬들에 비해 한국피겨의 현실은 너무나 낙후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열악한 한국 피겨의 환경이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개최지 문제로 인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초, 고양시에 위치한 어울림 누리 빙상장에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여는 것이 유력해보였습니다. 그러나 관객 2600명 동원에 불과한 어울림 누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같은 국제적인 경기를 치리기에 부적합하다는 팬들의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으며 빙상연맹과 고양시는 물론, 서울시와 청와대까지 이 문제에 대해 민원신청을 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이치상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최근 빙상연맹으로 찾아오는 팬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라며 팬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있었음을 밝혔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이렇게 늘어난 데에 대해 놀랐고 그들이 연맹에 전한 이야기는 맞는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주변에서 지켜보는 이들과 직접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보는 시선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라며 팬들과 연맹과의 입장 차이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넓고 많은 관중이 들어오는 장소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싶은 맘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한국피겨가 가지는 열악한 현실과 인프라를 생각하면 그랑프리 시리즈를 치르는 다른 국가들의 환경과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다.’고 답변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양시에 위치한 한국국제전시장(KINTEX : 킨텍스)에 대한 현장 실사가 월요일인 6월 30일에 이루어졌다. 결과는 피겨스케이팅 링크장을 설치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문제는 텅텅 빈 킨텍스 건물 안에 빙상장을 만들어낼 예산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선적으로 킨텍스의 하루 대관료가 2800만 원에 이른다. 빙판을 얼리고 좌석을 설치하는 현장공사기간을 20일로 잡고 대회 준비 및 경기일정을 치르려면 한달정도의 기간 동안 킨텍스를 대관해야 하는데 하루에 2800만 원에 이르는 대관료를 30일 가까이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링크를 얼리고 좌석 공사까지 합하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도대체 이 엄청난 금액을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가 큰 문제.’라고 킨텍스에서 사용될 예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부회장은 ‘ISU(국제빙상연맹)에서 나오는 10만 불 이외에 고양시가 지급하기로 한 10억 원도 행정상의 절차가 성립됐다고 해서 그냥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의회의 추경예산안을 통과해야 비로소 이루어지는데 최근 고양시는 의회와 집권당 등의 일부 의원들이 이 예산안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서 이 부분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렇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이 산재해 있지만 그래도 킨텍스에서 대회를 치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어울림 누리 빙상장에서 대회가 개최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킨텍스가 도저히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어울림 누리외에 다른 곳도 알아볼 생각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지만 그래도 더 많은 관중이 들어올 수 있는 장소에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가능성이 보이는 곳은 다 방문하고 여러모로 출구를 열어갈 것이다. 고양시에서 개최를 하는 것을 전제로 두고 있지만 서울시도 방문해 볼 예정.’이라며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짤막하게 남겼습니다. 그랑프리 파이널 개최장소로 어울림 누리 빙상장이 부적격하다는 반대 의견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이제 새로운 형국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국제대회를 치를만한 전문 링크장이 부재했었다는 점이고 고양시의 어울림 누리 빙상장에서 그랑프리 파이널 개최를 했을 시에 일어나는 피겨 팬들의 반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현실적으로 낙후된 한국피겨 스케이팅의 환경도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순조롭게 감당하기엔 그릇이 작았습니다. 기자와 말을 마치면서 이 부회장은 ‘피겨 팬들이 하는 말은 다 일리가 있다. 그렇게 진행되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문제는 한국 피겨의 현실이 그렇게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한국피겨의 열악한 현실을 언급했습니다.
아직 여러 가지 면에서 열악한 한국피겨 스케이팅은 이제 과도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김연아의 등장과 아이스쇼의 성공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피겨 팬들과 이러한 팬들의 기대를 채우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한국피겨 인프라가 서로 충돌하는 모습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홍역’은 발전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빙상연맹과 팬들은 서로 의견의 차이를 줄이는 소통의 장을 만들었으며 빙상연맹 역시 한국피겨 팬들의 바람과 성원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기가 계속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삼수도전을 생각하고 있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세계피겨선수권대회의 한국 유치를 생각해서라도 국제적인 대회를 치를만한 전문링크 장의 설립과 실내 링크 개조를 위한 체육관의 확보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또한, 빙상연맹은 홈페이지의 기능을 살려서 피겨 팬들의 반응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개방적인 태도로 전환해야 합니다.
어느 스포츠 종목이건 대중들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않고 폐쇄적으로 나간 종목은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소원한 관계였던 빙상연맹과 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접 소통하면서 서로 간의 시각을 좁히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개최장소로 붉어져 나온 여러 가지 현상이 한국피겨의 발전을 위한 ‘성장통’으로 작용해 한국피겨가 성장되는 길이 활짝 열리기를 바랍니다.
[사진 = 김연아, 윤예지 (C) 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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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등장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 피겨의 미래를 빛낼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필자가 미래에 한국 스포츠가 국제적인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 한 종목이 바로 피겨스케이팅이었습니다.
최근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피겨 팬들과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정보와 균형 있는 칼럼을 섞은 새로운 형식의 기사로 '피겨 인사이드'를 구상했습니다. 피겨 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의 소통을 나누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 이 글의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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