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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호나우딩요의 지구인 인생

기사입력 2008.07.02 09:19 / 기사수정 2008.07.02 09:19

김주연 기자



▲나이키의 제품 홍보차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호나우딩요
 
[엑스포츠뉴스=김주연 기자]지난 2007년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누 캄프에 갔을 때 기자와 같이 간 친구는 소위 축구의 ‘축’자도 모른다는 평범한 20대의 여성이다.

그러나 경기장을 보고 메가 스토어로 들어선 순간 그녀가 한 유니폼을 보고 말했다. "나 이사람 알아!”라고 소리치며 동생에게 부탁받은 것 한 벌과 그녀의 것 한 벌을 샀다. 축구에 문외한인 친구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 발견한 건 모든 아이들이 '로날디뇨(호나우딩요의 스페인식 발음)'라고 외치며 유니폼을 사고 있었고 길에서 파는 가짜도,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도 다 호나우딩요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까딸루냐 출신의 선수보다도 한 브라질의 외국인 선수가 막강한 인기를 갖고 있었다. 까딸루냐 지방의 사람들은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하다. 그런 그들에게 바르셀로나는 그들의 자존심이다. 그들의 자존심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그런 그는 어린 시절부터 미래가 예견돼는 선수였다. 일찍이 축구선수인 그의 형이, 그를 따라 축구를 하고 싶어 하는 어린 동생을 운동장에 데려간 형은 호나우딩요의 드리블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그는 해변에서도 잔디에서도 먼지가 나는 울퉁불퉁한 브라질의 거리에서도 일관적인 모습으로 환상적인 발기술을 선보이며 지역의 화제가 되었다.

이런 그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1997년 이집트에서 U-17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면서부터이다. 이듬해인 1998년도에 그레미우의 1부 팀에 데뷔를 하고 2001년에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게 되었다.

그는 이적문제로 소송을 일으킬 정도로 데뷔 3년 만에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그는 2003년 세계에서 손꼽히는 큰 클럽 중의 하나인 FC 바르셀로나에 입단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더욱 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그는 데뷔 후 3년간 줄곧 30경기 내외를 출장하고 지난 06-07시즌은 그의 프로데뷔 인생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 주게 된다. 리가 전 경기 출장에 21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에게 지난 2007-08시즌은 혹독한 한해였다. 바르셀로나에 입단하고 처음으로 20회 미만의 경기에 출전하고 골도 한자릿수 대를 기록하는 등, 무엇보다도 혹독했던 건 언론의 쏟아지는 비판이었다. 보통 스페인의 스포츠 뉴스는 35분가량을 한다.

그중 25분은 축구에 할애된다. 25분 중 20분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할애하고 5분을 갖고 나머지 모든 팀을 정리해준다.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있는 다음날 텔레비전만 틀면 "어제 호나우딩요는.." 으로 시작 됐고 항상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문제가 되었다.

심지어 살이 찐 그를 두고 작은 호나우두(호나우딩요는 작은 호나우두라는 뜻)도 이제 호나우두처럼 되어간다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제 그는 바르셀로나의 영웅에서 바르셀로나의 골칫거리가 된 것이었다. 영웅에서 골칫거리가 되기까지는 불과 4년이라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레이카르트 감독을 경질한 바르셀로나는 2008/09시즌을 대비해 바르셀로나의 유스 출신으로 바르셀로나의 레전드가 되고 지난해에는  B팀의 감독으로 재직하던 주셉 과르디올라를 1부 팀의 감독으로 임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는 감독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팀 리빌딩 계획에 호나우딩요는 없다" 라고 말했다. 그를 위해 뛰어들던 AC밀란도 그의 몸값에 지금은 조금 주춤하고 있고 또한 맨체스터시티에서는 이적 제의를 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이 시큰둥한 상황이다.

이렇듯 그의 인생은 지금 과도기를 걷고 있다. 선수로서 성공가도만 달리던 그에겐 힘든 일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간단하게 그의 인생을 되돌아 봤다. 아직 짧은 그의 삶 동안 그는 우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줬다. 과르디올라는 팀에 그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나 팀의 팬들과 동료선수들은 아직도 그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계속 그를 원하게 하려면 그도 변화해야 하고 예전을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팬들은 조건 없이 아낌없는 사랑을 주지만 또 돌아설 땐 냉정하다.

이번 시즌엔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증명하며 다시 예전의 '외계인' 호나우딩요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C) 나이키 코리아 제공]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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