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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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A 코리아어택] 절반의 성공 하지만...

기사입력 2005.01.24 06:45 / 기사수정 2005.01.24 06:45

박지훈 기자

지난 22일(토요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NWA 코리아어택 투어가 있었다. NWA는 미국의 여러 인디 레슬링 단체 연합을 일컫는 말이고 최근 케이블 TV로 방영되고 있는 TNA 역시 이 연합 중의 한 단체이다. 때문에 이번 투어에는 과거 WWE에서 활동하다 TNA로 옮긴 선수들을 포함해 여러 인디 단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국내 경기장에서 즐길 수 있게 된 뜻깊은 자리였다.

예정된 저녁 7시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이날 경기는 과거 내한한 WWE보다 한층 나아진 무대 설치와 주최 측의 준비를 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수 등장 입구 위에 위치한 대형 타이탄트론(전광판)이다. 이를 통해 관중들은 등장하는 선수들의 프로모(테마 영상)를 보면서 더욱 열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날 경기에서는 NWA 소속 최고의 스타인 제프 제럿과 스팅, AJ 스타일스와 빌리 건, DDP를 포함해 수많은 스타들이 레슬매니아들을 열광하게 하였다.

1경기: 버프 베그웰 vs 리키 넬슨

시작을 알리는 폭죽과 함께 타이탄트론에서는 코리아어택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관중을 압도했다. 그리고 이어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마커스 “버프” 베그웰이 등장했다. 과거 WCW의 슈퍼스타로 활동했었고 그 유명한 단체인 NWO의 한 멤버로 활약했었던 만큼 국내 팬들도 그의 이름을 외치며 환영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 상대인 리키 넬슨이 나오며 경기는 바로 시작되었다.

초반부터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며 기세를 잡으려는 두 선수. 하지만 아무래도 인기 면에서는 리키가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서자 리키의 힙토스와 바디슬램에 이은 공격에 버프가 고전했다.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린 버프의 반격 시작. 전세를 역전시키며 경기를 끝내갈 무렵, 리키의 후견인인 테리 테일러가 난입한 후 심판 몰래 의자로 버프를 공격하고 만다. 이를 틈타 리키의 커버가 이어지고 결국 리키의 승리로 경기는 끝나고 만다.


2경기: 바바리언(하드코어 챔피언) vs 앤드류 베인 - 하드코어 경기



다음 경기는 NWA 하드코어 매치로 진행되었다. 현 챔피언인 바바리언과 앤드류 베인의 경기였는데 상대적으로 국내 인지도가 낮은 두 선수였지만 워낙 덩치가 좋은 선수간의 경기에다가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하드코어 매치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이던 두 선수는 서로 한 번씩 스쿠프 슬램을 주고 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중반 베인이 바바리언을 링 밖으로 밀어내면서 본격적인 하드코어 매치가 진행되었다. 특히 힘이 좋은 베인이 의자로 바바리언을 공격할 때는 강한 타격음이 들렸고 이에 흥분한 일부 관중들은 ‘Holy Shit!'을 외치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링으로 다시 올라온 두 선수가 경기 도중 링 포스트에 기댄 바바리언 위로 베인이 올라가 그 유명한 10카운드 펀치를 날린 때는 모든 관중들이 카운트를 세주기도 했다.

이후 체중에 어울리지 않는 공중기까지 선보인 베인은 거의 승리를 잡는 듯 했으나 실수로 심판을 공격해 기절시키고 만다. 이를 틈타 바바리언의 체어샷이 이어지고 다시 정신차린 심판의 카운트로 바바리언은 챔피언 벨트를 유지한다.


[중간 세그먼트]
 

2번째 경기가 끝난 후 갑자기 Mr.Ass 빌리 건이 등장해 수많은 여성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마이크를 잡은 그에게서 흘러나온 말은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즉각 국내팬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이에 아량곳하지 않는 빌리 건은 갑자기 스팅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하지만 스팅이 나타나지 않자 계속해서 스팅을 자극하는 빌리 건. 급기야 타이탄트론을 통해 스팅의 얼굴이 보이고 관중들은 환호성을 보낸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빌리 건이 무대 밖으로 퇴장하면서 세그먼트는 종료.


3경기: 게일 킴, 롤리팝 vs 니디아, 호사카

이번 투어 내내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게일 킴이 당초 예정되었던 3-way 매치가 아닌 태그팀 경기를 치룬다. 상대는 2001년 터프 이너프의 우승자이자 게일 킴과 묘한 악연을 가지고 있는 니디아였다. 니디아는 악역출신 답게 호사카와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게일 킴을 집중 공격한다. 하지만 하이플라이어답게 공중 기술로 두 명을 제압한 그녀. 또한 같은 팀을 이룬 롤리팝 역시 화려한 기술로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그녀의 페이스 버스터 공격에는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경기는 치열한 주도권 싸움 후 게일 킴이 니디아를 상대로 토네이도DDT를 성공시키며 승리를 거둔다.


4경기: DDP(다이아몬드 달라스 페이지) vs 레이븐



실제로 현재 TNA에서 대립구조를 이루고 있는 두 선수가 국내 무대까지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악역답게 등장하자마자 국내팬들을 조롱하던 레이븐이 상대인 DDP를 불러내고 엄청난 환호와 함께 DDP가 등장한다. 초반 신경전을 벌이던 두 선수는 급기야 바리케이트를 넘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진행한다. 특히 관중들은 TV를 통해 봐왔던 장면을 바로 눈 앞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열광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흔히 외국 무대에서 보던 스틸 휴지통이 아닌 특유의 파란색 휴지통이 무기로 등장할 때는 상당히 감회가 새로웠다.

이후 링에서 경기가 계속 진행되고 레이븐은 수세에 몰렸지만 바로 로우블로우를 작렬시키며 전세를 역전시킨다. 이 여세를 몰아 레이븐은 하드코어 제왕답게 의자를 무대로 가져와 다양한 형태로 DDP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시 정신을 차린 DDP가 반격에 나서고 마지막 특유의 피니쉬 예고 사인을 보낸 후 다이아몬드 커터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레이븐에게 레이븐 이펙트로 반격당하고 만다. 이어서 커버해보지만 실패하고 바로 이어진 DDP의 피니쉬 ‘다이아몬드 커터’ 작렬로 패하고 만다.

경기가 끝난 후 바리케이트를 넘어 2층의 관중석까지 올라가며 승리를 자축한 DDP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성을 받으며 퇴장한다.




5경기: 리키 넬슨, 테리 테일러(태그팀 챔피언) vs 버프 베그웰, 더스티 로즈 - NWA 태그팀 타이틀 매치

양 팀의 선수가 등장하기 전 섹시한 복장을 한 다코다가 무대 위로 오르며 관중들(특히 남성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이어서 다코다의 선수 소개가 이어지고 첫 경기를 망쳐놓은 장본인인 리키 넬슨, 테리 테일러 팀이 링 위로 오른다. 물론 태그팀 챔피언 답게 벨트 과시 또한 잊지 않았다. 다음 상대 팀이 등장하는데 바로 첫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던 버프가 나오고 이어서 같은 팀인 ‘아메리칸 드림’ 더스티 로즈가 타이탄 트론 밑으로 걸어나온다.

사실 당초 아들인 더스틴 로즈(전 골더스트)와 태그팀을 이룰 예정이었으나 사정으로 인해 버프가 대신하긴 했지만 팬들은 여전히 환호를 보내주었다. 상당히 길게 진행되었던 이 경기는 TNA를 통해 상당한 국내 인지도를 쌓은 더스티 로즈 특유의 엘보우 공격과 마지막 버프의 스윙잉 넥브레이커에 힘입어 로즈 팀이 승리를 거둔다. 이 승리로 새로운 NWA 태그팀 챔피언에 오른 이들은 다코다와 함께 승리를 자축하며 퇴장한다.




6경기: AJ 스타일스 (X 디비전 챔피언) vs 제프 제럿 (NWA 월드 챔피언) - NWA 월드 챔피언 타이틀 매치





먼저 화려한 프로모와 함께 AJ 스타일스가 무대에 등장한다. 역시 꽃미남 레슬러답게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그 역시 이를 즐기는 듯 했다. 다음 상대는 현 NWA-TNA 최고의 메인이벤터이자 기타샷의 마술사 제프 제럿이 걸어나온다. 경기 초반 자신에게 쏟아지는 야유를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제프는 AJ의 인기가 맘에 안드는 듯 달려들어보지만 실력은 막상막하. 이후 헤드락, 시저락을 이용한 재빠른 공격으로 관중들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장내외에서 벌어진 경기는 막판 탑로프에서 화려한 리버스 DDT를 작렬시킨 AJ 스타일스가 공중기를 사용하려고 할 때 심판을 슬쩍 밀어 기술을 방해하는 기지를 발휘한 제프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특기인 기타샷을 시도해보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체어샷도 심판에게 제지당하고 만다. 이때 AJ가 기습적으로 자신의 피니쉬인 스타일스 크래쉬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같은 기술을 제프에게 허용하면서 경기는 제프 제럿의 승리로 끝이 난다.




7경기: 스팅 vs 빌리 건 - 메인이벤트





중간 세그먼트에서 스팅을 자극했던 빌리 건이 등장하고 상대인 스팅을 기다린다. 이 때 특유의 검은 코트, 크로우 페이스 페인팅 그리고 검은색 방망이를 들고 나타나는 선수는 바로 스팅! 마치 관중들의 대부분은 스팅을 보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엄청난 환호가 경기장을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 시작.



이미 모든 관중들이 스팅을 연호하는 와중에 인정하기 싫다는 듯 귀를 막고 있는 빌리 건.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경기는 시작된다. 역시 이번 경기도 장외에서 진행되며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링 위에서 스팅거 스플래쉬를 주고 받는 두 선수. 여기에서 막판 스팅이 약간 어설픈 스콜피온 데쓰 드랍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너무도 빨리 끝나버린다.







경기 후 스팅이 퇴장한 후 혼자 남은 빌리 건은 아쉬워하는 관중들에게 특유의 쇼맨십을 보여주며 팬들을 달랜다. 그리고 들어가기 전 모든 경기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꺼진 타이탄 트론을 본 후 돌아서서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매너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투어에 대한 평가는 아직 반반이다. 특히 주최측의 열성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아직 NWA-TNA에 대한 인지도 부족으로 인해 티켓 판매에서 부진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때문에 기존의 3일 일정에서 하루로 줄게 되었고 그만큼 혼선도 많았다. 그리고 화려한 폭죽과 타이탄 트론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고급 무대 장치를 동원한 주최측의 시도는 높이 살만하지만 그 자금을 홍보나 선수 수급에 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 하나 3일 일정을 하루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확연히 띄는 빈 좌석은 현 프로레슬링 팬들의 편식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물론 2월 5일로 예정된 WWE RAW투어의 티켓 판매율을 봐야만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너무 WWE 쪽으로 편중된 레슬 매니아들의 참여가 이번 투어에서는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 NWA-TNA의 인지도가 아직 시작단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비록 다음 NWA 투어가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다음 투어때는 좀더 활성화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그리고 이번 투어를 통해 높아진 관중들의 호응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이제는 우리도 선수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관중들을 보유한 나라가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더욱 국내 프로레슬링의 열기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출처: 엑스포츠뉴스>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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