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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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주전 수비수는 도대체 누구일까?

기사입력 2008.06.23 09:15 / 기사수정 2008.06.23 09:1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 다음으로 안정적인 출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위치는 수비수다. 수비진은 오랜 시간 호흡을 함께 맞추며 조직력을 갖춰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만큼 선수기용의 폭도 좁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올 시즌 K-리그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수원삼성을 보더라도 굳건한 포백 라인 멤버는 부상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거의 변하지 않는다. 2002 월드컵 당시에도 대한민국의 홍명보-최진철-김태형 스리백 라인 역시 부동의 위치였다.

너무 자주 변하는 수비진 

그러나 허정무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곳이 바로 수비진이다. 동아시아대회와 월드컵 3차 예선을 통해 허정무 감독이 수비라인에 기용한 선수는 모두 12명. 지난 1월 칠레와 첫 A매치를 치른 뒤 현재까지 10경기에서 같은 수비라인이 나온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그나마 양쪽 풀백에서 오범석(사마라FC)와 이영표(토트넘)가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붙박이로 자리 잡았지만,
중앙수비수는 여전히 매 경기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허정무는 이전의 인터뷰를 통해 K-리그에서 뛰는 수비수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던 적이 있다. 최근에는 중앙 수비수 기근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3차 예선 기간에서는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해가며 최적의 조합을 시험했다. 대표팀 수비진에 대한 허정무 감독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북한과의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허정무 감독은 수비진을 최효진-이정수-강민수-김치우로 구성하며 이전과는 또 다른 조합을 실험하였다. 물론 현재 대표팀의 초점이 맞춰진 시기는 월드컵 최종예선이다. 그때를 목표로 완벽한 전술과 전형을 갖추기 위한 실험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3차 예선 기간 동안 수비진의 조직력 부재 등으로 상대 공격진에게 뒷공간을 쉽게 내주고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어느 정도 수비진의 윤곽선을 잡을 때가 오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 최종예선에서 만날 팀들은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요르단과는 질적으로 다른 공격 능력을 가진 팀들이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 리더의 부재

대표팀의 수비 라인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중앙수비를 이끌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맨유나 첼시에도 리오 퍼디난드와 존 테리처럼 수비를 진두진휘하는 강력한 커맨더형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포백 라인이 강력함을 가질 수 있다. 퍼디난드-비디치 라인이 비디치-브라운 조합보다 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현 대표팀에는 그런 역할을 담당해 줄 선수가 없다. 강민수(전북현대)는 재능있는 선수지만 소속팀 전북에서도 그렇듯이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얌전한 것이 흠이다. 조용형(제주 유나이티드)은 아직 굳건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고, 곽희주(수원삼성)는 K-리그에서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정수(수원)는 열정적이고 터프한 수비수지만 리더로서는 부족함이 있다. 현 대표팀에는 선발되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비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김진규와 김치곤(이상 FC서울)이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

 

그렇다면, 현 대표팀 외의 선수들에게 눈을 돌려본다면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는 제외됐지만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던 곽태휘(전남드래곤즈)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만하다. 다만, 부상에서 회복하여 얼마만큼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외에도 역시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김동진(제니트), 스캔들로 인해 대표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황재원(포항 스틸러스)이 잠재적인 후보가 될 수 있다.

중앙 수비수의 리더가 정해진다면 상황에 따라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수비수를 선택 조합할 수 있고 이 둘과 함께 기존의 오범석-이영표의 좌우 풀백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면 대표팀의 수비라인도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현재로선 곽태휘가 제 컨디션을 찾아 돌아온다는 전제 조건하에 곽태휘, 강민수, 이정수, 김동진 등이 중앙에서 좋은 조합을 보여줄 것이다. 과연 대표팀은 최종예선 전까지 믿을만한 수비진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지금으로선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로 2008에서 네덜란드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수비의 불안으로 결국 8강에서 러시아에 패배했다. 네덜란드도 포백 라인이 늘 극심한 변동을 겪어왔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최종예선을 앞두고 수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비수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강력한 대표팀의 수비를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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