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14일 경기가 끝난 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조명은 바로 꺼지지 않았다. 최근 잇따라 실책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 정근우가 적막 속 나홀로 수비 연습을 했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2-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지게 된 한화는 시즌 전적 5승7패를 마크하게 됐다. 마운드와 타선에서 모두 압도를 당한 한화였다.
그보다 뼈아팠던 것은 한 번의 실책이었다. SK가 2-0으로 앞선 4회초, 선두 박승욱이 한화의 두 번째 투수 안영명에게 볼넷을 얻어나갔다. 주자 1루 상황, 타석에는 김강민이 들어섰고 안영명은 김강민에게 2루 베이스 가까운 곳으로 흐르는 땅볼을 유도했다.
충분히 더블 플레이가 가능한 코스였다. 그러나 예기치도 못하게 2루수 정근우가 공을 뒤로 흘렸다. 공이 외야로 빠진 사이 박승욱이 빠르게 홈까지 파고들었다. 박승욱은 홈을 밟아 SK의 추가 득점을 올렸고, 김강민도 2루를 밟았다.
이후 노수광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주자 3루 찬스에서 SK는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김강민까지 득점에 성공해 4회 2점을 더 달아나고 4-0을 만들었다. 안영명의 2실점은 모두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SK는 6회와 7회 한 점씩을 더 추가했고, 한화도 7회 최진행의 홈런으로 첫 득점을 뽑아낸 뒤 8회 상대 실책을 틈타 1점을 더 만들어냈다. 결과는 2-6.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정근우가 김강민의 타구를 제대로 처리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 지 모른다. 2점 차와 4점 차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분명 다르다.
정근우의 실책은 이날 뿐만 아니라 12일과 13일 삼성전에서도 나왔다. 한화가 현재까지 기록한 실책 15개 중 4개가 정근우의 몫이다. 수비로는 정평이 나있는, 한화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정근우에게서 나온 실책이라 더 뼈아프다.
굳이 정근우를 콕 집어 얘기하지 않아도 한화의 15개 실책은 분명 불명예다. 10개 팀 중 리그 1위. 개막전부터 4개의 실책을 쏟아낸 한화는 12경기 중 KIA와의 3연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내,외야 할 것 없이 실책을 범했다.
실책은 팀의 분위기를 흐리는 주범이자 실점으로 연결되는 나쁜 요소다. 그 실점이 쌓여 패배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화 야수들에게 더 큰 집중력이 요구되고 있다. 큰 차이는 작은 디테일로부터 비롯된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