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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프랑스, '지단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기사입력 2008.06.18 10:06 / 기사수정 2008.06.18 10:06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유로 2008을 앞두고 '우승후보' 프랑스를 향한 의혹 세 가지를 지적한 적이 있었다. 

지네딘 지단이 없이 치르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프랑크 리베리가 그 빈자리를 채워 줄 수 있을지, 부상 중이거나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들이 얼마만큼 컨디션을 회복해 기존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너무나 보잘것없는 골결정력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지.

결국, 그 의심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현실로 이어지고 말았다. 



지단의 그림자

지난 10여 년간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던 지네딘 지단은 2006년 월드컵 결승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지단은 프랑스 공격의 첨병인 동시에 팀의 정신적인 '지주'였다. 유로 2008은 그가 없는 프랑스가 맞이한 첫 번째 메이저대회였고, 이러한 큰 대회에서 과연 누가 지단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프랑스는 지난 월드컵부터 뛰어난 활약을 보여왔던 리베리가 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공교롭게도 지단이 프랑스 대표팀의 리더로 떠올랐던 98 월드컵 때의 나이와 리베리의 올해 나이는 25살로 같았다. 프랑스 팬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또 다른 영웅이 탄생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실제로 리베리는 프랑스 대표팀 중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해준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불세출의 영웅' 지단보다는 아직 리더십이나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했다. 특히 리베리 본인도 인정했던 것처럼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단과 같은 모습을 리베리는 보여주지 못했다. 거기에다 8강 진출이 걸린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리베리가 경기 시작 9분 만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까지 겹치고 말았다.

리더를 잃어버린 프랑스는 방향감각을 상실해 버렸다. 티에리 앙리가 그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지만 그가 '킹'이 될 수 있는 곳은 아스날 밖에 없었다.

부상+부진=부실

프랑스에는 부상 선수와 장기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가 유달리 많았다. 주장 파트릭 비에이라가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해 한 경기에도 뛰지 못했고, 앙리도 훈련 중 부상으로 루마니아와의 첫 경기를 뛰지 못했다. 장기 부상에서 회복했던 윌리 사뇰과 그레고리 쿠페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던 릴리앙 튀랑, 플로랑 말루다는 기대에 못 미쳤으며 앙리는 대표팀에서의 부진을 또 다시 이어갔다. 리베리마저 마지막 경기에서 일찌감치 부상으로 실려 나가 버렸다. 이렇게 되자 프랑스가 자랑하는 강력한 수비라인이 무너지고 공격의 무게도 전혀 실리지 못했다.

부진한 골 결정력

이번 대회 전까지 프랑스는 올해 가진 A매치 5경기에 네 골밖에 넣지 못했다. 그 중 두 골은 리베리의 PK 골이었으며 두 골은 에콰도르와의 친선전에서 신예 바페팀비 고미스가 몰아넣었던 것이었다. 기존의 공격수들은 프랑스 유니폼을 입고 올해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얘기다.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지브릴 시세, 루이 사아, 니콜라스 아넬카 등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한 프랑스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결과였다.

결국, 도메네크 감독은 기존의 트레제게, 시세, 사아를 제외하고 카림 벤제마, 고미스 등 신예 공격수를 선발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그러나 유로 2008에서도 프랑스는 3경기에 무려 47번의 슈팅을 했지만 한 골밖에 넣지 못하는 형편없는 득점력을 보여줬다. (네덜란드는 50번 슈팅에 9골!) 유효슈팅도 겨우 13개로 참가국 중 최하 수준이었다.

유로 2004에서의 웨인 루니(잉글랜드)처럼 화려한 메이저대회 데뷔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벤제마와 고미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던 아넬카가 부진했던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러한 프랑스의 약점에 보수적인 전술과 선수기용으로 유명한 도메네크 감독조차도 이탈리아 전에서 과감한 선수기용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비달의 퇴장과 함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렇게 불운하고 불안했던 프랑스가 죽음의 조에 속해있었던 것은 보너스(?)였다.

프랑스는 2002 월드컵만큼이나 비참한 결과를 안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유로 84 우승을 이끌었던 미셸 플라티니의 은퇴 이후 프랑스는 10여 년의 암흑기를 가져야만 했다. 이제 지단의 은퇴 이후 첫 번째 실패를 맛본 프랑스. 과연 '아트 사커'는 부활할 수 있을까?

[사진= 8강 진출에 실패한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왼쪽) (C) 유로 2008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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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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