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축구 대표팀에서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의존도를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
대표팀의 플레이를 보면 박지성에 의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표팀의 공격이 박지성 중심으로 풀어나가다 보니 상대팀도 '대한민국이라는 팀은 박지성이라는 선수만 막으면 된다.'라는 정보를 알리는 꼴이 되어버릴 정도였다.
지난 5월 3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전과 최근 열린 요르단 원정 경기를 비교해 보면 쉽게 박지성 의존도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대표팀은 박지성을 측면 공격수로 기용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는 박지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생각이었다. 전술은 적중했고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골까지 기록하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요르단과의 원정경기에서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측면에서 맹활약해온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전술을 내세운다.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줄곧 측면을 맡아왔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는 다소 어색한 위치다. 또한, 그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김두현이라는 수준급 선수가 있다. 그러나 그는 박지성에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가능성을 보일 수도 있다. 돌파가 좋고 허를 찌르는 패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분야에서 전문가나 다름없는 김두현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그를 제외했다는 점은 대표팀이 얼마나 박지성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결과는 아쉬움뿐이었다. 요르단 원정에서 박지성은 전반 초반 몇 차례의 패스를 연결한 것을 제외하곤 요르단 수비에 막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요르단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김두현의 시원한 중거리 슈팅이 절실했지만 그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답답한 공격력이 계속 되자 허정무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경기에서 김두현 카드를 꺼내든다. 박지성의 오른쪽 무릎에 이상 신호가 생기자 꺼내든 카드일 수도 있지만 이 기회에 박지성 의존도를 떨쳐버리겠다는 생각도 있다.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 한 명에 팀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이 기회에 박지성 의존도를 떨치겠다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두현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맹활약했다. 전반 12분에는 오른쪽에서 자신의 '전매특허' 깔끔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 시키기도 했고 후반에는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결승골과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김두현의 활약으로 박지성의 의존도를 떨칠 수 있던 투르크메니스탄 원정경기. 승리보다 더욱 값진 경기였다. 과연 대표팀은 이런 모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 장준영 기자]
이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