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두산이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 가장 큰 피해자는 함덕주였다.
두산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2차전 경기에서 4-8로 패했다. 전날 16-4로 대승을 거두며 4연패 사슬을 끊어낸 두산이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선발 함덕주의 첫 선발승을 가장 위협한 것은 다름 아닌 동료들이었다. 두산은 3회 잇따른 실책으로 KIA에게 두 점을 헌납했다. 0-0으로 맞서있는 3회말, 선두 김주형의 타구를 2루수 오재원이 몇 번이나 더듬으면서 결국 출루를 허용했다. 그리고 김민식의 희생번트로 1사 1루, 버나디나의 유격수 뜬공 뒤 김선빈이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2사 1·2루가 됐다.
여기서 실책이 또 나오면서 결국 점수가 났다. 김주찬의 타석, 김주찬이 받아친 함덕주의 3구 빠른 공은 평범한 내야 땅볼이 되는 듯 했다. 그런데 3루수 허경민이 공을 잘 잡고도 1루를 크게 벗어나는 악송구를 범했고, 그 사이 2루에 있던 김주형이 홈을 밟았다. 김선빈은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에도 두산의 어이없는 수비가 나왔다. 허경민의 실책 후 곧바로 최형우의 타석, 최형우의 뜬공으로 이닝이 끝나는 듯 했지만 중견수 박건우가 공을 놓치고 말았다. 3루에 있던 김선빈은 당연히 홈인했고, 최형우도 2루까지 진루했다. 이날 바람이 많이 불었고 공식 기록도 최형우의 2루타가 됐지만, 분명 박건우의 수비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다행히 두산이 2-2에서 4회 한 점을 더 추가했고, 함덕주는 흔들리지 않고 5이닝 무자책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고 승리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함덕주의 첫 승에 대한 기대는 오래지 않아 지워지고 말았다. 함덕주에 올라온 김승회가 KIA의 역전타를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김승회가 내려간 후에도 홍상삼이 올라와 1⅔이닝 3실점(2자책점)을 더 하면서 두산은 스스로 무너졌다. 특히 홍상삼은 3연속 안타를 맞은 후 안치홍의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이없는 악송구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등판에서도 잘 던지고 패전을 면치 못했던 함덕주에게 오늘도 동료들은 야속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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