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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박스] K-리그 2008시즌 전반기 결산 ⑦ '별들의 귀환'

기사입력 2008.06.12 11:27 / 기사수정 2008.06.12 11:27

전성호 기자

K-리그 2008시즌 전반기 결산  ⑦

'별들의 귀환'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한 리그나 팀이 사랑을 받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역시 스타플레이어다. 박지성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하고, 리오넬 메시나 라울같은 스타들이 있기에 밤잠을 설쳐가며 프리메라리가를 챙겨보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지난겨울 김남일, 김두현, 이천수, 따바레즈, 까보레 등 K-리그의 스타들이 해외 리그로 떠난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이들 못지않은 많은 스타플레이어가 K-리그로 돌아오면서 많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라돈치치(인천 유나이티드, FW)

라돈치치란 이름은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유) 팬들에게는 특별한 이름이다. 2005시즌, 팀 창단 후 불과 2년 만에 인유가 전후기리그 통합 우승과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이 바로 라돈치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자만과 불성실한 태도로 2년간 부침을 겪던 라돈치치는 결국 지난해 J리그로 임대되었다. 임대라지만 사실상 방출 절차였다. 임대되었던 구단이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인유로 복귀했지만 구단은 그를 동계 전지훈련에도 데려가지 않았을 만큼 그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그러나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장외룡 감독이 그의 부활을 위해 노력했고 라돈치치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성실한 자세로 훈련과 경기에 임했다.  결국, 그는 올 시즌 완벽하게 부활하며 리그에서 7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일 년이 멀다 하고 떠나고 바뀌는 K-리그 용병들과 달리 인터뷰 때마다 소속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내며 수년간 인유에서 활약하고 있는 라돈치치의 모습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얼마 전 언론을 통해서 귀화하여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까지 밝힌 라돈치치. 그가 계속하여 인유의 선수로서, 더 나아가 '한국 국가대표'로서 맹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조재진(전북현대, FW)

J리그에서 4시즌 동안 맹활약하던 조재진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포츠머스, 풀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가능성을 타개해왔다. 그러나 협상이 모두 불발되면서 조재진은 고심 끝에 K-리그로 복귀했다. 그가 선택한 팀은 수원삼성과 대표팀에서 사제지간이었던 최강희 감독이 있는 '2006년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

조재진을 비롯해 최태욱, 강민수 등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한 전북은 K-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전북은 조직력의 부재와 수비 불안으로 3월에 있던 4게임을 모두 1:2로 패하며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이러한 소속팀의 난조와 동계훈련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가운데에서도 조재진은 홀로 고군분투하며 리그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런 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전북은 연패를 끊고 4월부터 정상궤도에 진입, 충분히 후반기 반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언젠가는 해외진출을 다시 시도하겠지만, 그 전까지 조재진이 전북의 혼이 되어 '전주성'에서 멋진 골들을 많이 터뜨려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정우(성남일화, MF)

조재진과 마찬가지로 김정우는 지난겨울 EPL 진출을 시도했다. 위건의 입단 테스트까지 치렀지만 마지막에 협상이 결렬돼 김정우는 J리그 복귀 대신 K-리그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국내 복귀시 친정팀 울산현대로 우선 이적한다는 계약을 맺고 있었으나, 이후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에 성남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김정우가 팀에 합류하면서 성남은 잉글랜드에 진출한 김두현의 공백을 더 이상 느끼지 않을 수 있었지만, 친정팀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것과 이에 따른 위약금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맡을 수 있는 김정우는 올 시즌 성남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적 문제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몸이 완벽하지 않아 주로 교체 출전했음에도 복귀 후 바로 골을 넣는 등 8번의 슈팅으로 3골을 기록하며 성남의 공격에 힘을 실었다. 한동원과 번갈아가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역시 김정우가 설 때 성남의 공격력은 훨씬 위력을 발휘한다. 만약 그가 올 여름 이후에도 성남에 남게 된다면 성남의 우승 레이스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안정환(부산아이파크, FW)

지난해 말 '잊혀진 천재' 고종수(대전시티즌)가 돌아와 소속팀의 6강 플레이오프를 견인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면, 올 시즌 초에는 안정환이 부산으로 돌아오면서 99년의 영광 재현에 나섰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수원에 복귀했던 안정환은 예전의 안정환이 아니었다. 리그에서 무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악의 플레이를 보였다. 시즌이 끝나고 거취를 고심하던 그는 2002 월드컵의 동료이자 선배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친정 부산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13위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부산이었지만, 그의 복귀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다시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안정환은 비록 득점은 많이 못했지만 서서히 예전 기량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고, 대표팀에도 2년 만에 재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아직 팀 성적이 받쳐주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K-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그가 친정팀의 부활을 위해 뛰는 모습은 팬들에게 작은 감동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두두(성남 일화, FW)

두두는 2004년 성남에서 데뷔해 2006년 팀의 우승에 기여하는 등 맹활약하다가 지난 2007년 FC서울로 이적했다. 그러나 성남에서 스리톱의 날개로서 활약하던 그에게 서울의 투톱 시스템은 맞지 않았고 20경기에 나와 겨우 6골을 넣는데 그쳤다. 결국, 올해 다시 성남으로 팀을 옮긴 두두는 작년의 그 선수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 10득점 3도움으로 득점왕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조동건-모따와 함께 구축하는 스리톱은 이미 상대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올 시즌 성남팬들에겐 '두두두두두두두~' 응원을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다.

스타 감독의 귀환 - 장외룡(인유), 조광래(경남FC) 감독

선수들만 K-리그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감독들도 돌아왔다. 인유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스타 감독 장외룡은 1년간의 잉글랜드 연수를 마치고 인유의 감독으로 복귀했다. 그의 복귀와 함께 인유는 K-리그 개막전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은 데 이어 지난해 FA컵 챔피언 전남드래곤즈와 K-리그 챔피언 포항스틸러스를 연파하며 깜짝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비록 드라간 등 주전들의 부상과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전반기 막판 중위권으로 쳐졌지만 인유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6위에 올라있다. K-리그 선수들이 가장 지도받고 싶어하는 감독으로도 뽑힌 장 감독의 모자 위에는 그의 모토인 '인내, 노력, 희생'이 적혀있다. 인유가 올 시즌 장 감독의 모토를 따라 2005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과거 안양LG의 감독으로서 1999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하고 FC서울의 초대감독을 지냈던 조광래 감독 역시 오랜 야인 생활을 끝내고 경남FC의 사령탑을 맡으며 K-리그로 돌아왔다. 팀 공격의 70%를 차지하던 까보레와 뽀뽀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경남이 전반기에서 중위권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전형적인 패스 게임을 중시하는 조 감독의 전술이 뒷받침되었다. 또한, 서상민, 김동찬과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정팀 FC서울과의 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 지나친 항의로 '전반 83분' 사태를 발생시키며 5게임 출장 정지를 받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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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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