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2:07
자유주제

[취재후기] 잠실 야구장 취재 매뉴얼

기사입력 2008.06.06 02:26 / 기사수정 2008.06.06 02:26

이동현 기자
야구 경기 취재의 방법론에 있어서 정답은 없습니다. 늘 그렇듯, 결과(좋은 기사)로 말해야겠죠. 이 매뉴얼은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한, 가장 정석적인 야구 취재 방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어느 구장이나 큰 차이는 없지만 잠실 구장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잠실 구장 취재기자실은 본부석 뒤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자리는 세 줄로 되어 있는데 인터넷 매체는 주로 가장 윗줄을 이용합니다. 아무래도 앞자리에 비해서는 시야 확보가 어렵지만 그래도 경기 진행을 보기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잠실 구장 기자실 인터넷은 2006년말에 새로 깔았는데 한동안 문제가 좀 있었다가 올해 완전히 해결이 됐습니다. 네스팟 지원됩니다.



보통 저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구장에 도착합니다. 왜 그렇게 일찍 가느냐고 묻는 분들도 종종 계신데, 현장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3시간은 금방 없어집니다. 경기장에 가면 기자실에 자리를 잡은 후 취재 수첩과 볼펜을 들고 덕아웃으로 내려갑니다. 순서는 홈팀이 먼저이고, 홈팀 취재가 끝나면 방문팀쪽으로 옮겨갑니다. 경기 전에 나오는 감독 코멘트 기사는 대개 이 때의 취재를 바탕으로 각 언론사 기자분들이 올리는 것입니다. 당장 기사화할 아이템을 못 잡더라도 보고 들은 내용을 잘 정리해 두면 언젠가 써먹을 날이 분명히 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이라도 덕아웃에 꼭 들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에는 보도자료가 배포됩니다. 저는 이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편은 아닙니다. 기사 중에 한두줄 포함시킬 내용이 있다면 형광펜으로 체크해두는 정도지요. 기록은 인터넷상에서 열람이 되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찾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자, 이제 밥먹어야지요. 잠실 구장 구내식당은 1루 덕아웃 뒤에 있고 메뉴 구성이 괜찮은 편입니다.



경기 시작. 이제부터는 두뇌 회전수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자연스럽게 손놀림도 빨라지죠. 야구 취재를 하려면 기록표를 쓰고, 읽는 능력은 필수입니다. 한 손으로 기록을 하는 동안 다른 한 손으로는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그러는 와중에 시선은 경기를 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주로 경기 후반에 그렇죠. 스트레이트 기사는 수차례 쓰다보면 금방 자신만의 패턴이 생기는데, 개인적으로는 5분 안에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종목 특성상 쉬어 가는 타이밍이 수없이 많고, 그 때문에 스트레이트 기사는 경기 종료와 거의 동시에 송고가 되어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경기 후에는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해야죠. 구단 홍보팀에서 감독, 수훈선수 코멘트를 갖다 주기도 하는데 저는 어지간하면 덕아웃으로 뛰어 내려가 직접 선수를 만나는 편입니다. 그게 보다 풍부한 글감을 얻는 길이고, 인터뷰 기술을 배우는 방법입니다. 사진 속 인물은 최길성인데 LG 시절 극적인 홈런을 몇 개 쳐서 자주 인터뷰를 했던 선수입니다.


한 가지만 첨언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야구장 기자실은 다른 종목에 비해 보수적 성향이 많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이건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현장에 나가 보면 느끼게 될겁니다. 그라운드와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관중과도 완전히 분리된 독립 공간에 기자실이 마련되어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건, 야구장 기자실의 분위기는 처음엔 무척 어렵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시로 드나들다보면 나아지기는 하지만요.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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