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지난 2015년 4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 처음 만났던 MBC '복면가왕'이 어느덧 2주년을 맞이했다. '나는 가수다' 이후 "또 노래 프로그램?"이라는 반응을 받으며 의구심 속에 시작했던 '복면가왕'은 이제 노래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의 대표로 자리잡았다.
'복면' 뒤에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무대에 올라 숨겨둔 끼를 마음껏 발산했던 수많은 스타들. 그 속에는 너무 유명해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스타들도 있었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또는 너무 뜻밖이라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 스타들도 있었다. 이에 지난 2년동안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반가움을 주며 '복면' 덕을 톡톡히 본 스타들을 짚어봤다.
◆ 서서브 보컬의 반란!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비투비 육성재
육성재는 비록 가왕의 문턱에서 쓴맛을 봤지만 '복면가왕'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면가왕' 6회 방송(2015년 5월 10일)에서 꿀벌 복면을 쓰고 등장해 김동률의 '감사', 윤종신의 '오래 전 그날'을 부르며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던 육성재. 당시 육성재는 고음을 내지르는 노래 대신에 오로지 감정과 목소리만으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두가 땡벌의 정체를 궁금해 할 때 그가 아이돌그룹 비투비의 육성재임이 밝혀지자 모두가 놀라움에 빠졌다. 육성재는 비투비 속에서도 메인보컬이 아니었던 것. 스스로 서브 보컬도 아닌 '서서브 보컬'임을 인정하면서 "그룹 내에서 실력이 제일 부족하다. 형들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막내도 이정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출연했다"고 말해 육성재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그룹 비투비의 인지도까지 확 끌어올렸다. 육성재는 '복면가왕'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드라마에도 주연으로 캐스팅 되는 등 이후로 현재까지 승승장구했다.
◆ 숨어있던 보석!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멜로디데이 여은
'복면가왕' 20회(2015년 8월 16일) 방송에 출연했던 걸그룹 멜로디데이의 여은. 당시 여은은 '노래왕 퉁키' 이정을 꺾고 9대 가왕 자리에 올라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되어' 등 다소 소화하기 어려운 노래를 선곡해 완벽하게 가창을 했지만, 연예인 판정단은 도무지 정체가 누구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었다. 관객들 역시 복면가수가 뒤를 돌아 복면을 벗으면 놀라는 리액션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반응조차 없었다.
여은은 복면을 벗고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많을실거다"고 말하며 자신을 멜로디데이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이라며 또박또박 설명을 이어나갔다. 여은은 얼굴을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드라마 '내 딸 서영이' '보고싶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골든타임' 등 인기 드라마의 OST를 부른 실력파 가수. 매년 쏟아지는 걸그룹 속 숨어있던 보석이었던 여은은 처음으로 오로지 자신의 이름으로 무대에 선 것에 대한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해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전했다.
◆ 매력 포텐 터졌던 '하늘에서 비가 내려와요 우비소녀'...배우 박진주
'복면가왕' 82회(2016년 10월 23일)에 등장했던 박진주. 박진주는 당시 작은 체구에 깜찍한 노란 우비를 입고 무대에 올라 연예인 판정단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받았다. 특히 음성변조가 되어 있었지만 개성이 느껴지는 독특한 말투에 통통튀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박진주는 당시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서 이수영의 '휠릴리', 투애니원의 '어글리' 등의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가창력을 뽐냈던 박진주. 더불어 드라마 '대장금'의 OST로 유명한 민요풍의 '오나라'까지 열창하며 시선을 강탈했다. 정체를 짐작할 수 없지만 노래실력으로 당연히 가수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판정단들에게 '대박 반전'을 선사했던 박진주. 박진주는 영화 '써니'를 시작으로 드라마 '질투의 화신'까지 시청자들에게 '감초배우'로 이미 익숙했었지만 '복면가왕'을 통해 그동안 기회가 없어 보여주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어필, 제대로 매력 포텐을 터뜨리며 대중에게 '박진주'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 놀라움 그 자체! '배철수의 복면캠프'...'근황의 아이콘' 배우 최민용
'복면가왕' 87회(2016년 11월 27일)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던 최민용. 최민용의 출연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10년동안 '최민용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간간히 인터넷 상에서 사진으로 떠돌던 '근황의 아이콘' 배우 최민용이 드라마도 아닌 예능에, 그것도 노래하는 예능에 출연해 엄청난 화제를 몰고왔다.
당시 강산에의 '라구요', 나훈아의 '영영'을 선곡해 뜻밖의 가창력까지 뽐냈던 최민용은 "스스로 부족함을 느껴서 그걸 채운 뒤에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시간이 지나도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꼐 죄송했다"고 말하며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최민용은 출연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섰고, '복면가왕' 이후에 그는 각종 예능에 단발성 출연은 기본이고 '우리 결혼했어요' '시간을 달리는 남자2' 등 고정까지 꿰차면서 '제 2의 전성기'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 3년 자숙 후 조심스러웠던 복귀 '노래천재 김탁구'...가수 구자명
가장 최근 지난달 26일 '복면가왕' 104회 방송에 등장했던 구자명. 구자명은 당시 1표 차이로 가왕의 문턱에서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다.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 윤도현 밴드의 '박하사탕' 등 가창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화하기 힘든 고난도 노래들을 선곡해 실력을 제대로 뽐냈던 구자명.
구자명은 청소년 축구 前 국가대표 선수이자 2012년 방송됐던 '위대한 탄생2'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예능은 물론이고 드라마 '천 번째 남자' '비밀' 등의 OST를 부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음주운전으로 활동에 비상이 걸리고, 군입대까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3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내게 힘을 주는 것도 노래이기에 용기를 냈다"고 말하며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던 구자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과오에 대한 뉘우침을 담은 장문의 글로 다시 한 번 사죄의 마음을 전하며 대중에게 한걸음 다가왔다. 이후 구자명은 새앨범 '연남동'으로 각종 라디오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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