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28 11:54 / 기사수정 2008.05.28 11:54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7일과 18일에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렸던 FOI(festa on ice)에는 김연아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틀에 걸친 공연을 보면서 수많은 관객이 탄성을 자아냈던 것은 여자 싱글을 비롯해 페어와 아이스 댄싱들의 수준 높은 연기였습니다.
그리고 눈여겨 볼 부분은 조니 위어(미국, ISU 6위), 패트릭 챈(캐나다, ISU 11위),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 ISU 1위)그리고 노부나리 오다(일본, ISU 28위)등의 힘차고 화려한 남자 싱글 연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피겨스케이팅을 생각하면 여자 선수들의 우아하고 섬세한 연기를 떠올립니다.
현재 남자 선수들이 예전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피겨스케이팅에서 여성 선수들이 더욱 주목받고 그녀들이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피겨스케이팅은 자연스럽게 여성적인 스포츠란 이미지가 있어서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여자 싱글에 비해 남자 싱글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이스쇼에서 많은 피겨 팬들은 남자 선수들이 보여준 선이 굵고 여자 싱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퀴드 점프(4회전)와 트리플 악셀 등의 고난이도의 기술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남자 피겨가 안겨다 주는 매력은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여자 선수와는 별도로 느껴지는 파워와 다이내믹, 그리고 피겨의 고난이도 점프 기술들이 남자 싱글 경기만의 매력입니다.
'블랙 힙합 스완'이란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다카하시 다이스케의 연기는 이번 공연에서 가장 뜨거운 환호를 받은 연기 중 하나였습니다. 빠르고 경쾌한 스텝과 함께 이어지는 화려한 점프와 경쾌한 연기는 피겨가 지니는 다이내믹을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김연아와 함께 페어 연기를 펼쳐 많은 관심을 모은 조니 위어에게선 여자 선수들과는 차별된 남자 싱글만의 우아한 연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연아의 경기로 인해 여자 싱글에 눈이 고정되어 있었던 팬들도 '페스타 온 아이스'에 참가한 남자 스케이터들의 연기로 남자 싱글 경기의 매력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한국 피겨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유망주들도 이번 공연에 참가했지만 한국의 남자 선수들 중엔 이제 초등학생인 이동원(과천초)만이 참가했습니다. 물론 한국 피겨 계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남자 선수들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쌓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상태입니다.
김연아의 등장으로 적지 않은 유망주들이 미래의 피겨선수를 꿈꾸고 있지만 이러한 발전이 여자 싱글 부분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의 다카하시 다이스케의 성공으로 나타났듯, 한국도 남자 선수들에 대한 발굴과 투자를 꾸준히 한다면 한국 남자 피겨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합니다.
피겨란 종목의 본질적인 면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본다면, 여자 선수들이 표현하는 장점도 우수한 것들이 많지만 남자 선수들로 인해서 나타나는 피겨의 장점도 무시 못 할 점입니다. 여자 선수들에게 좀처럼 볼 수 없는 트리플 악셀를 비롯해 쿼드 점프를 확인할 수 있고 선이 굵고 힘이 넘치는 남자 싱글의 매력은 피겨의 또 다른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단지 제2의 김연아만 찾겠다며 여자 싱글 부분에만 집중한다면 균형 있는 피겨 발전에 흠이 될 수 습니다.
또한, 피겨 팬들의 상당수가 여성들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페스타 온 아이스’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인기를 누린 선수는 단연 김연아지만 조니 위어와 다카하시 다이스케, 그리고 패트릭 챈 등의 인기는 공연장에서도 뜨겁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경기 이후에 인터넷에서도 이들 선수들의 이름이 검색어 목록에 오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남자와 피겨스케이팅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는 낡아빠진 고정관념을 탈피해서 피겨스케이팅의 균형적인 발전과 남자 싱글로 인한 피겨 시장의 개척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남자 피겨 선수들에 대한 중흥 방안도 새롭게 나타나야 할 시점입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의 첫 번째 주자로 나온 이동원은 한국 남자 피겨의 앞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동원과 뜨거운 경쟁을 하면서 함께 성장할 남자 피겨 유망주들이 더 필요해야 비로소 한국 남자 피겨 선수들도 국제대회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다카하시의 파워와 다이내믹, 그리고 조니 위어의 우아함까지 갖춘 한국의 남자 피겨 선수가 하루속히 등장하는 것이 한국 피겨가 도전해야 할 또 다른 영역입니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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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지난 '페스타 온 아이스' 공연을 취재하면서 피겨에 이토록 열광하는 관중들을 확인한 필자는 내심 놀랬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국 피겨의 대중화'란 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와 같은 볼거리와 이벤트도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과 함께 한국 피겨의 기틀을 마련할 기획안이 함께 가야 많은 유망주들에게 저변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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