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20 22:20 / 기사수정 2008.05.20 22:20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30팀이 각 82경기를 치른 NBA의 정규리그가 끝나고 4월 19일, 16강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도 어느덧 준결승을 앞두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특정팀과 경기횟수는 최소 2회(다른 콘퍼런스), 최대 4회(같은 지구)에 불과하다. 한 팀과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플레이오프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고 단기전의 특성상 1인의 부진과 호조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규시즌의 기록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82경기의 기록은 팀과 개인의 평균치를 알 수 있기에 객관적인 전력 파악의 기초가 될 수밖에 없다. 대중화되지 않은 조정통계를 바탕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양팀의 우열을 미리 살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
5. 총평
정규리그 우승팀인 셀틱스는 16강과 준준결승에서 홈경기 전승, 원정경기 전패로 각각 4승 3패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반면 동부콘퍼런스 2위 피스턴스는 16강 4승 2패, 준준결승 4승 1패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3경기의 차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일단 체력과 기세는 피스턴스의 우위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경험에서도 7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피스턴스가 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오른 셀틱스에 앞선다. 반면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셀틱스가 2승 1패 91.3점 83.3실점으로 우위를 점했다.
정규리그 양팀의 전력은 피스턴스의 공격우세와 셀틱스의 수비우세로 정리할 수 있다. 위치별 PER에서 셀틱스는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 피스턴스는 포인트가드·슈팅가드·센터에서 앞서며 위치별 평균도 피스턴스가 셀틱스보다 0.5 높다.
반면 위치별 허용 PER은 셀틱스가 슈팅가드·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센터, 피스턴스가 포인트가드에서 우위를 보이며 평균도 셀틱스가 피스턴스보다 1.3이나 적다. 종합적으로 피스턴스의 공격우위를 셀틱스의 수비우위가 상쇄하고 남음을 알 수 있다.
정규시즌 전력을 기준으로 양팀의 전장은 명확하다. 셀틱스 1인자인 포워드/센터 케빈 가넷(팀공헌지수 리그 2위)이 주로 뛰는 파워포워드는 피스턴스의 수비최약점이다. 반면 피스턴스 1인자인 가드 촌시 빌럽스(팀공헌지수 리그 11위)는 셀틱스의 최약점인 포인트가드로 뛴다.
가넷은 수준급의 점프슛과 결정력, 매우 정교한 골밑슛과 강력한 수비력을 지닌 무결점 파워포워드다. 센터 수비가 다소 약하지만, 피스턴스의 수비최약점인 파워포워드를 공략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정규리그 피스턴스의 주전 파워포워드였던 안토니오 맥다이스(팀공헌지수 리그 117위)가 감당하기에는 여러모로 벅차다. 물론 맥다이스도 골밑슛과 결정력이 뛰어나지만 1974년생·NBA 경력 12년째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은퇴가 거론되는 현실을 반영하듯 정규리그의 수비력은 매우 허술했다.
정규리그에서 피스턴스의 두 번째 파워포워드였던 제이슨 맥시엘은 플레이오프에서 맥다이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출전하고 있다. 파워포워드 수비가 좋고 센터 수비도 나쁘지 않으며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골밑슛을 구사한다. NBA 경력 3년째임에도 배짱이 두둑하여 결정력도 좋다. 그러나 201cm 118kg의 체격으로는 힘은 앞서겠지만, 높이의 열세가 뚜렷하여 가넷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넷·맥다이스·맥시엘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야투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맥다이스와 맥시엘의 수비력이 설령 가넷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해도 맥다이스와 맥시엘이 가넷의 수비에도 공격호조를 이어간다면 상당히 재밌는 대결이 될 것이다.
파워포워드의 가넷과 마찬가지로 정규리그의 빌럽스도 탁월한 점프슛과 골밑슛, 수준급의 결정력과 탄탄한 수비를 갖춘 무결점 포인트가드였다. 다만, 7일, 준준결승 3차전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후 2경기에 결장했던 빌럽스의 건강이 변수다. 17일 훈련에 복귀한 빌럽스는 준결승 출전이 유력하지만, 경기력은 직접 보기 전까지 확신할 수 없다. 또한, 플레이오프에서 야투 40.6%, 3점 35.1%로 다소 부진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셀틱스의 주전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팀공헌지수 리그 53위)는 빌럽스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선수다. NBA 경력 2년째임에도 배짱 있는 경기력으로 위력적인 골밑슛을 구사하지만, 수비와 점프슛, 결정력의 완성도가 아직은 부족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야투 44.2% 3점 36.4%로 외곽슛은 향상됐지만, 골밑슛은 정규시즌보다 못하다.
빌럽스가 정규시즌의 기량이라면 론도가 감당하긴 어렵다. 그러나 부상 후유증과 플레이오프의 부진이 준결승에도 이어진다면 론도의 젊음에 뜻밖에 고전할 수도 있다.
포인트가드와 센터 외에 스몰포워드도 피스턴스의 최약점이라 주목할 곳이다. 피스턴스의 주전인 테이숀 프린스(팀공헌지수 리그 33위)는 정규시즌 정확한 골밑슛과 뛰어난 수비를 보였지만 점프슛과 결정력은 일반적인 평가보다 상당히 부진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야투 56.2% 3점 33.3%로 정규리그와 별다를 것이 없다.
반면 셀틱스 2인자인 주전 스몰포워드 폴 피어스(팀공헌지수 리그 10위)는 정규시즌 위력적인 골밑슛, 수준급의 점프슛과 결정력, 탁월한 수비를 갖춘 무결점 선수였다. 플레이오프에서 야투 42.4% 3점 37.7%로 골밑슛이 다소 부정확하긴 하지만 18일, 준준결승 7차전에서 43분 42초 41점 4리바운드 5도움 2가로채기 야투 56.5% 3점 66.7%로 맹활약하며 건재를 시위했다.
두 선수는 체격적으로 프린스의 높이와 피어스의 힘 우위가 확연하다. 그러나 프린스는 높이의 우세를 확실히 살릴 수 있는 외곽슛이 부진하지만, 피어스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프린스의 외곽 부진이 이어지고 골밑에서 피어스의 힘을 높이로 막지 못한다면 피어스의 완승도 가능하다.
센터는 셀틱스의 수비최약점이지만 센터로 출전하는 켄드릭 퍼킨스와 글렌 데이비스의 수비는 오히려 좋은 편이다. 두 선수 모두 점프슛 능력은 없지만, 골밑슛은 정확하고 NBA 경력 5년째의 퍼킨스는 대중의 인식보다 훨씬 좋은 결정력도 갖고 있다. 다만, 퍼킨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야투 53.6%로 호조를 보이지만 데이비스는 경기당 7분 35초 야투 42.9%로 신인답게 고전하고 있다.
피스턴스 주전 센터 라시드 월리스(팀공헌지수 리그 59위)는 수준급의 점프슛과 결정력, 정확한 골밑슛을 갖춘 좋은 공격수지만 어느덧 1974년생·NBA 경력 13년째임을 실감하듯 평판과 달리 정규시즌 수비는 허술했다. 그러나 준준결승에서 리그 최상급 센터인 드와이트 하워드(팀공헌지수 리그 8위)를 효과적으로 수비하며 건재를 과시했기 때문에 준결승에도 좋은 수비력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히려 전형적인 골밑 선수인 퍼킨스와 데이비스가 외곽공격에도 능한 월리스 수비에 애를 먹을 여지가 다분하다. 다만, 월리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야투 42.8% 3점슛 32.7%로 다소 부진한 것이 변수다.
셀틱스는 가넷이 맥다이스와 맥시엘을 상대로 높이의 우세를 바탕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고 피어스가 프린스에게 힘을 내세워 우위를 점하면서 퍼킨스와 데이비스가 골밑 공략과 함께 월리스의 외곽슛은 막지 못해도 단거리 공격의 정확도를 떨어뜨린다면 론도가 빌럽스에게 고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반면 피스턴스는 맥다이스와 맥시엘이 수비왕 가넷을 상대로도 골밑슛의 정교함을 유지하면서 빌럽스가 부상을 털어낸 경기력으로 론도를 압박하고 프린스가 외곽 부활과 높이로 피어스의 공격을 저지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월리스가 하워드를 막아낸 수비력과 중장거리 공격으로 퍼킨스와 데이비스를 애먹인다면 금상첨화다.
정규시즌 드러난 전력으로는 셀틱스가 피스턴스보다 승리하기가 쉽다. 그러나 셀틱스는 준결승을 앞두고 14경기를 치른 체력부담과 원정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기복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정규리그 무결점 슈팅가드였던 셀틱스의 3인자 레이 앨런(팀공헌지수 리그 32위)이 플레이오프에서 야투 38.5% 3점슛 31.9%로 부진한 것도 전력약화요인이다.
기본전력에서 앞선 셀틱스와 경험·플레이오프 기세가 나은 피스턴스의 대결은 통계만으로는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접전이 불가피하다.
[사진= NBA 공식홈페이지]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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