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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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3년 만의 PO행, 세븐티식서스의 '득과 실'

기사입력 2008.05.19 08:33 / 기사수정 2008.05.19 08:33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정규리그 40승 42패 승률 48.8% 동부콘퍼런스 7위의 성적으로 3년 만에 플레이오프 16강에 진출했다. 상대는 정규리그 59승 23패 승률 72%의 디트로이트 피스턴스.

정규리그 3전 전패, 자신의 최강점과 상대의 최약점인 포인트가드, 스몰포워드 위치의 피스턴스 주전이 각각 촌시 빌럽스(팀공헌지수 리그 11위)와 테이숀 프린스(팀공헌지수 리그 33위)라는 점에서 세븐티식서스의 승산은 희박하게 여겨졌다.

세븐티식서스는 결국 16강 2승 4패로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3년만의 플레이오프에서 그들의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 PER: 선수효율성지수로 15가 리그평균이다.
* 조정야투정확도: 조정야투정확도는 Effective Field Goal Percentage(효율야투정확도)의 의역으로 3점슛에 가중치를 준 통계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조정야투정확도 = (필드골 + 0.5*3점슛) / 야투시도.

- 세븐티식서스 플레이오프 팀공헌지수 순위

* 대상: 출전시간 10% 이상

1. 포인트가드 루이스 윌리엄스 13.8
2. 파워포워드 제이슨 스미스 8.8
3. 포워드/센터 레지 에번스 5.8
4. 스몰포워드 로드니 카니 3.2
5. 파워포워드 새디어스 영 -8
6. 센터 사뮈엘 달랑베르 -8.3
7. 가드 앤드리 밀러 -8.8
8. 가드/포워드 앤드리 이궈달라 -9
9. 슈팅가드 윌리 그린 -13.3

① 윌리엄스, 재계약 가치를 시위하다.

- 루이스 윌리엄스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포인트가드 18
허용 PER: 포인트가드 18.3
조정야투정확도: 포인트가드 41.7% / 점프슛 40%, 골밑슛 45% / 공격시간 21초 이후 50%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27.2
팀공헌지수: 13.8

NBA에서 3년째 뛰는 가드 루이스 윌리엄스는 이번 시즌 초반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활약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규리그를 마쳤다. 16강에서도 수비와 점프슛은 나빴지만, 강호 피스턴스를 상대로 수준급의 골밑슛과 뛰어난 결정력, 그리고 무엇보다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27.2에 달할 정도로 팀에 보탬이 되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이번 시즌 80만 달러(8억 원)의 연봉을 받은 윌리엄스는 곧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16강에서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조직이해가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적당한 액수의 재계약을 추천한다.

② 스미스, 수비수로 가능성을 보여주다.

- 제이슨 스미스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파워포워드 12.3
허용 PER: 파워포워드 8.9
조정야투정확도: 파워포워드 36.4% / 점프슛 36.4%, 골밑슛 57.1% / 공격시간 21초 이후 33.3%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12.2
팀공헌지수: 8.8

정규리그에서 세븐티식서스의 신인 제이슨 스미스는 213cm 109kg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수비가 부족한 전형적인 백인골밑선수였다. 그러나 16강에서 스미스가 보여준 수비력은 인상적이었다. 여전히 점프슛과 결정력은 아쉬웠지만, 골밑슛은 정교했다. 12.2이라는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는 스미스가 16강에서 어떤 선수였지는 알 수 있는 자료다.

출전시간이 9%에 불과하여 확실한 참고는 될 수 없겠지만, 센터 위치에서 16.6의 PER을 기록하면서 상대 센터의 PER은 0인 경이적인 수비력을 보여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어쩌면 체형과는 무관하게 스미스의 최적 위치는 센터인지도 모른다.

③ 에번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탈바꿈

- 레지 에번스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파워포워드 12.4, 센터 12
허용 PER: 파워포워드 19.2, 센터 12.9
조정야투정확도: 파워포워드 42.9%, 센터 58.3% / 점프슛 42.9%, 골밑슛 52.6% / 공격시간 21초 이후 44.4%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19.8
팀공헌지수: 5.8

NBA에서 6년째 활약하는 포워드/센터 레지 에번스의 리바운드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났다. 하지만, 정규리그 에번스는 파워포워드 위치에서 빈약한 공격과 허술한 수비, 팀과 겉도는 모습으로 세븐티식서스 최하위인 -4.7의 저조한 팀공헌지수를 기록했다.

강호 피스턴스를 맞이한 플레이오프에서 공격으로 제 몫을 하긴 어려웠고 여전히 파워포워드 수비는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안정적인 센터 수비와 19.8이란 높은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로 에번스는 드디어 세븐티식서스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됐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듯이 에번스는 파워포워드보다 센터로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파워포워드로도 아쉬운 203cm 111kg의 체격이 아쉽지만, 이왕이면 다음 시즌에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위치에서 많이 뛸 수 있길 바란다.

④ 카니, 공격은 합격·수비는?

- 로드니 카니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스몰포워드 15.8
허용 PER: 스몰포워드 22.2
조정야투정확도: 스몰포워드 47.8% / 점프슛 44.2%, 골밑슛 60% / 공격시간 21초 이후 45.5%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19.6
팀공헌지수: 3.2

NBA에서 2년째 활약하고 있는 포워드 로드니 카니는 정규리그에서 공격은 아쉬웠지만, 경험 부족에도 인상적인 수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상황은 역전됐다. 점프슛이 약간 부정확한 것을 빼면 수준급의 결정력과 정확한 골밑슛으로 괜찮은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스몰포워드 수비는 정규시즌과 비교가 민망했다. 하지만, 19.6이라는 인상적인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에서 알 수 있듯이 경험 대비 기여도가 높은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정규시즌의 수비와 플레이오프의 공격을 모두 갖춘다면 다음 시즌을 기대할만하다.

⑤ 영, 플레이오프에서도 공격은 통했지만…

- 새디어스 영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파워포워드 20.9
허용 PER: 파워포워드 17.9
조정야투정확도: 파워포워드 50% / 점프슛 43.8%, 골밑슛 53.8% / 공격시간 21초 이후 46.7%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21.4
팀공헌지수: -8

신인 포워드 새디어스 영은 정규리그 203cm 100kg의 체격으로 파워포워드로 뛰면서도 경험부족과 낯선 위치라는 이중고를 딛고 수준급의 공격력과 범상치 않은 조직이해로 팀공헌지수 3(세븐티식서스 2위)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플레이오프에서 피스턴스를 상대로도 영의 공격은 통했다. 점프슛이 다소 아쉬웠지만, 수준급의 결정력과 정확한 골밑슛을 보여줬다. 그러나 NBA 첫 플레이오프라는 부담과 상대 수준에 압박감을 느꼈는지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21.4로 극히 저조하며 팀과 따로 노는 모습이었다.

또한,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 파워포워드 수비가 허술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오프에서 9%의 출전시간을 소화한 스몰포워드 위치에서 상대에게 15.2의 PER을 허용, 파워포워드보다 나은 수비력을 보여줬지만 정작 자신의 PER은 8에 불과, 체격에 적합한 스몰포워드로는 공격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영이 앞으로 NBA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려면 공격이 통하는 파워포워드와 수비가 용이한 스몰포워드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다. 체격적인 한계가 명확한 파워포워드보다는 스몰포워드가 역시 무난하겠지만 당장 파워포워드로 수준급인 공격력을 세븐티식서스 코치진이 포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⑥ 달랑베르, 주전 센터로 존재감 상실

- 사뮈엘 달랑베르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센터 14.7
허용 PER: 센터 18.3
조정야투정확도: 센터 42.2% / 점프슛 18.8%, 골밑슛 55.2% / 공격시간 21초 이후 37.5%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18.8
팀공헌지수: -8.3

세븐티식서스의 주전 센터 사뮈엘 달랑베르는 정규시즌에도 그리 만족할만한 활약을 하진 못했다. 골밑 공격은 쓸만했지만, 수비는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할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조직이해도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평균 이하였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팀공헌지수 0.1(세븐티식서스 5위)로 간신히 주전의 자존심을 지켰던 달랑베르의 플레이오프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골밑슛은 여전히 통했지만, 그 밖에 센터 수비와 점프슛, 결정력, 조직적인 움직임 등 나머지 부분은 주전이라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달랑베르는 이번 시즌 968만 달러(100억 원)로 세븐티식서스 최고연봉선수였다. 이번 시즌 돈값을 못한 달랑베르가 다음 시즌 예정된 1,052만 달러(110억 원)의 연봉에 합당한 활약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⑦ 밀러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1등 공신이 아니다.

- 앤드리 밀러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포인트가드 7.3, 슈팅가드 21.6
허용 PER: 포인트가드 18.5, 슈팅가드 18.7
조정야투정확도: 포인트가드 41.1%, 슈팅가드 48.5% / 점프슛 35%, 골밑슛 62.1% / 공격시간 21초 이후 34.6%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21.1
팀공헌지수: -8.8

흔히 세븐티식서스가 5할 이하의 내놓기 부끄러운 성적으로나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던 것은 주전 포인트가드 앤드리 밀러 덕분이라고 한다. 밀러는 2002년 NBA 도움왕 경력의 리그에서 손꼽는 기회창출능력을 지닌 선수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밀러가 정말로 세븐티식서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의 1등 공신이었고 포인트가드로 팀을 훌륭하게 이끌었을까? 전문포인트가드로 슈팅가드도 겸하면서 발생하는 수비문제는 일단 논외로 한다고 해도 정규리그에서 그가 경기를 제대로 운영했다면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6.3인 것은 설명불가다.

플레이오프에서 밀러가 보여준 것은 패스에 가려 그의 장점으로 인식되지 않는 정확한 골밑슛뿐이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가리지 않고 수비는 허술했고 점프슛은 부정확했으며 결정력은 부실했다. 세븐티식서스가 16강에서 2승을 거두는 동안 -21.1의 끔찍한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를 기록한 밀러는 어떤 보탬도 되지 않았다.

밀러는 이번 시즌 937만 달러(98억 원), 다음 시즌에는 1,000만 달러(104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세븐티식서스 두 번째의 고액연봉자로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제 몫을 전혀 못했음에도 호평을 받는 것은 다년간 전문포인트가드가 아닌 앨런 아이버슨(덴버 너기츠)이 팀을 이끌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밀러가 다음 시즌에도 이번 시즌의 문제를 반복한다면 세븐티식서스의 미래는 없다.

⑧ 이궈달라, 에이스로 함량 미달

- 앤드리 이궈달라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슈팅가드 17.9, 스몰포워드 10
허용 PER: 슈팅가드 6, 스몰포워드 20.5
조정야투정확도: 슈팅가드 26.9%, 스몰포워드 36.6% / 점프슛 29.2%, 골밑슛 47.6% / 공격시간 21초 이후 35%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21.8
팀공헌지수: -9

자의든 타의든 팀의 에이스로 불리며 정규시즌 팀공헌지수 3.6(세븐티식서스 1위)를 기록했던 이궈달라는 플레이오프에서 최악이었다. 이궈달라는 3년 전 신인으로 임한 플레이오프에서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8(세븐티식서스 2위)로 조력자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에이스로 격상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이궈달라는 골밑슛만 괜찮았을 뿐 부정확한 점프슛과 부족한 결정력, 자신의 주 위치인 스몰포워드에서 빈약한 공격력과 무기력한 수비로 팀의 발목만 잡았다. 에이스로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21.8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치욕적이다.

피스턴스와 맞서 슈팅가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번 시즌처럼 밀러에게 슈팅가드로도 상당한 시간을 출전시켜 수비문제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이궈달라의 슈팅가드 비중을 늘리는 것이 낫다.

이번 시즌 280만 달러(29억 원)의 연봉을 받은 이궈달라는 제한적인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만약 세븐티식서스가 정규시즌 1인자와 재계약을 원한다면 상당한 대우가 불가피하다. 양측이 계약에 명시된 1년 연장을 택하면 이궈달라의 다음 시즌 연봉은 380만 달러(40억 원)다.

⑨ 그린, 3년 전 호조는 어디로?

- 윌리 그린 플레이오프 주요통계

PER: 슈팅가드 12.3
허용 PER: 슈팅가드 19.1
조정야투정확도: 슈팅가드 44.8% / 점프슛 38.9%, 골밑슛 50% / 공격시간 21초 이후 57.5%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18.9
팀공헌지수: -13.3

3년 전 가드 윌리 그린은 NBA 경력 2년 만의 첫 플레이오프에서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 6.8(팀 3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두 번째 플레이오프에서 그린은 정확한 골밑슛과 배짱 두둑한 탁월한 결정력을 보여줬지만 허술한 수비와 부정확한 점프슛, -18.9의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로 팀과 따로 놀며 팀공헌지수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정규시즌에도 그린의 수비와 조직력은 아쉬웠다. 어느덧 NBA 경력 5년째인 그린이 NBA에서 성공하려면 이와 같은 단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총평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세븐티식서스의 개인활약은 ‘잘해야 할 선수가 못했고 의외의 선수가 선전했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정규시즌 팀 1인자 이궈달라, 신인차석우수팀에 선정된 영, 포인트가드와 센터의 주전인 밀러와 달랑베르의 부진이 심각했다. 반면 정규리그 팀공헌지수 3, 4위임에도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카니와 윌리엄스, 정규시즌과 완전히 달랐던 스미스와 에번스의 활약은 세븐티식서스가 2승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기존 주축들은 제 몫을 못해줬다는 것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의 부진에서 벗어나 이전의 활약을 되찾고 플레이오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세븐티식서스는 진정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자격을 갖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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