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14 10:11 / 기사수정 2008.05.14 10:11
[엑스포츠뉴스=장준영 기자] 13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5주차 1세트 경기에서 열린 공군ACE 임요환과 위메이드FOX 이윤열이 맞붙었다. 두 선수는 지난 2005년 12월 27일 프로리그 경기 이후 896일 (2년 6개월) 만에 성사된 빅 매치였다.
스타크래프트를 떠나서 E-스포츠 전반에 영향을 끼친 '황제' 임요환과 최고의 골든 마우스(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를 획득한 '천재' 이윤열의 대결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두 선수의 경기는 스타포트를 잘 활용한 이윤열의 승리로 끝났다. 이윤열은 클로킹 레이스를 활용한 후 드랍십을 활용한 공격으로 임요환의 GG선언을 받아냈다.
두 선수의 맞대결로 보는 e-sports의 明
스타크래프트 계에서 가장 화려한 길을 걸어온 두 선수는 나란히 2000년 도에 데뷔했다. 데뷔 이래 스타크래프트의 아이콘으로서 수많은 명경기를 남긴 이들은 9년이 지난 현재도 프로게이머로서 맞대결을 펼쳤다.
생명력이 짧은 E-스포츠 선수들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은 최고참 선수들이면서 노장 선수들이다. 더욱이 1980년생인 임요환은 현재 최고령 게이머이다. 그들이 활동한 9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선수가 팬들 앞에 섰다가 사라졌다. 임요환의 제자로, 이윤열의 라이벌로 그들과 같이 활동했던 '괴물' 최연성마저도 올 초 은퇴를 선언하고 현재 SKT1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그들의 데뷔 전후로 프로게이머가 된 많은 이들이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점점 신예 선수들에 밀려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여타 올드 게이머들과 비교해 임요환과 이윤열은 그들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들인지 증명을 하고 있다.
두 선수다 전성기에 비해 실력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도 5할 승률이 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게이머가 탄생하고 사라졌던 E-스포츠계에서 9년을 정상급 선수로 활동했다는 것은 현재의 성적을 떠나서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임요환은 30대에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겠다는 목표로 군인 신분인 현재도 공군ACE 소속으로 프로리그에 출전하고 있다.
임요환은 '프로리그2007'에서 염보성에 이어 테란 다승 2위에 올랐다. 또한, 이윤열은 우승과 침체를 반복하면서도 또 다시 양대리그 본선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전무후무한 골든 마우스 획득(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과 MSL 3회 우승 그리고 최초의 그랜드 슬램달성도 이윤열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이들은 프로게이머도 충분히 장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걸어간 길은 후배 게이머들은 물론 동년배 올드 게이머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暗, 점차 인기가 꺾이는 E-스포츠, 선수들의 짧은 수명
전성기 시절 경기 흐름을 읽는 눈과 견고한 수비력 그리고 엄청나게 쏟아지는 물량으로 '치터테란'이라고 까지 불렸던 '괴물' 최연성도 올 초 은퇴를 선언하고 SKT1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1983년생인 그는 아직도 2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다. 비단 최연성뿐 아니라 많은 올드 게이머들이 은퇴를 선언하고 코치로 활동하거나 게임계를 떠난 상황이다.
다른 스포츠에서 보여줬던 은퇴 후 현역복귀 사례도 있었다. '가림토' 김동수는 은퇴 전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프로게이머로 복귀했으나 공식전 전패를 당하며 다시 은퇴를 선언했다. 이들의 전성기는 모두 20대 초반에 맞이했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대다수의 최정상급 게이머들이 20대 전후에 있고 얼마 전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이영호와 박성균은 10대 게이머다.
'본좌' 마재윤은 전성기 시절 전대 본좌로 불렸던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을 압도했었다. 그렇게 대단했던 마재윤마저도 현재 양대리그 탈락의 당하는 등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팀플레이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박정석을 제외하고는 남아있는 대부분의 올드 게이머들이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비단 스타크래프트 뿐 아니라 대부분의 E-스포츠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은퇴를 하고 있다.
많은 팬은 올드 게이머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2007년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2 당시 500여 일 만에 개인리그에 복귀한 박정석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로 가득 찼던 것을 상기해 본다면 그들이 갖고 있는 흥행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그랬던 선수들이 점차 은퇴의 길로 들어선다면 얼마 전부터 관객 하락세로 접어든 E-스포츠는 존립 자체를 위협받게 될 수 있다.
E-스포츠가 진정한 문화로 정착되려면..
전문적인 개인 리그와 프로팀의 개념이 잡힌 곳이 한국뿐임을 감안할 때, 한국 이상으로 시장이 커지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게임 산업이 8조 원 규모에 게임을 즐기는 국민이 2500만 명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분야임을 알 수 있다.
더 이상 커지기는 어려워도 한국만이 가진 문화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E-스포츠 전용 경기장으로 쓰이는 공간이 있고 24시간 동안 게임에 대한 중계를 해주는 케이블 TV 채널도 있다. 케이블 TV에서 K-리그 중계는 보기 어려워도 스타크래프트 중계는 시즌 중에 항상 볼 수 있다. 이제는 감소하는 관중 수를 늘리고 어린 나이에 은퇴하는 선수들이 비교적 오래 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 지는 시기가 왔다.
임요환과 이윤열이 걸어 온 지난 9년은 E-스포츠자체가 출범하고 정착하는 길이었다. 앞으로 이들이 걸어갈 길은 선수들의 수명 연장과 은퇴 후 진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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