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혼술남녀' 고쓰의 오피스 버전으로 남을까, 아니면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을까.
배우 하석진은 15일 처음 방송한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은호원(고아성 분)의 면접관 서우진 역으로 강렬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전작인 tvN 드라마 '혼술남녀' 속 노량진 스타강사 진정석이 보이기도 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서우진은 은호원이 100번째 면접을 본 동기식품의 팀장으로, 은호원에게 학점 말고 장점이 없다고 타박하고, 학점을 위한 노력을 4년 전에 했으면 대학이 달라졌을 거라고 독설해 은호원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100번째 면접이라는 말에 "백번 떨어지면 X신이지"라고 직격타를 날리며 은호원을 좌절하게 했다. 여기에 "참는 걸 잘한다"는 은호원을 벽 앞에 세워놓고 모욕을 주기까지 했다. 현실에 저런 면접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악독했다.
하석진은 그야말로 '싸가지'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서우진 역할을 200% 소화했다. '혼술남녀'에서 그의 별명이었던 '고퀄리티 쓰레기'라는 말이 절로 생각날 만큼, 고아성의 처지에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도록 열연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독설 연기와 경멸의 눈빛, 성가시다는 손동작까지 맞춤옷을 입은 듯했다. 방송 후 '싹수없는 능력남' 캐릭터에 제격이라는 시청자의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가 '혼술남녀'와 '1%의 어떤 것'에 이어 '자체발광 오피스'에서도 같은 성격의 캐릭터를 맡았다는 점은 아쉽다. 물론 하석진이 가장 잘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캐스팅된 것이지만, '혼술남녀'와 '자체발광 오피스'의 배경이 학원가에서 회사로 바뀐 만큼 진정석과 서우진의 다른 점이 보이면 더욱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다.
1회만 보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석진은 데뷔 이후 여러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성장한 배우 중 하나다. '혼술남녀' 등으로 꽃피기 시작한 하석진의 연기력이 '자체발광 오피스'를 통해 만개할 거라는 기대 또한 높다. 서우진이 '고쓰' 오피스 버전이 아닌, 하석진의 또 다른 인생 캐릭터로 남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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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