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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女風④] 한채아 "제 안의 여러 모습 꺼내고 싶었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7.03.16 10:23 / 기사수정 2017.03.16 11:0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나정안 캐릭터가 억지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채아가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을 통해 새로운 변신에 나섰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형사, 경찰청에서는 이미 그 자자한 명성으로 '미친X'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보는 이들에게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인물. 스스로도 많은 고민과 노력을 담아 임했던 소중한 작품이 16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한채아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불의를 보면 앞뒤 재지 않고 무한대의 욕을 내뱉는 나정안 역을 연기했다. 그동안 '절세미녀'라는 수식어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던 한채아의 이미지와는 정 반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거침없이 몸을 내던진 액션까지, 나정안의 삶 그 자체가 됐었던 촬영 시간들이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은 한채아는 "잘 될 것 같은 기대도 되고요.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강)예원 언니가 캐릭터에 정말 잘 녹아있어서, '역시' 이런 마음으로 봤었어요"라고 말을 꺼냈다.

무엇보다 자신 안의 여러 모습을 꺼내려고 했다. 한채아는 "제 안의 여러 모습이 있잖아요. 그 안에서 제일 비슷한 것을 꺼내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쾌활하지만 직선적이고, 또 분노를 못 참는 그런 부분이 있잖아요.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기보다도, 그것을 좀 더 극대화시키려고 했죠"라고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던 과정을 설명했다.

'억지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머릿속에 그려나갔다.

"욕이 어설프면 진짜 어색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자 형사라고는 하지만, 남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제압하는 게 현실에서는 조금 비현실적일 수도 있고요. 욕도 하고, 화도 많은 사람이지만 나중엔 결국 잡혀가기도 하죠. 그렇게 현실감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버하지 않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죠. 저 혼자서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하려고 했었어요."

영화 속에서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이는 한채아의 액션 신 속에 나지막이 "힘들어죽겠네"라고 읊조리는 말이 들린다. 당시를 떠올린 한채아는 "진짜 힘들어서요, 애드리브였어요"라고 환하게 웃으며 "마지막 울산 촬영 때였던가요. 액션 촬영이 계속 몰아서 있으니까 힘들더라고요. 또 바닥도 진흙탕이고, 환경이 좋지가 않아서 어느 때보다 힘들게 찍었던 것 같아요. 발차기도 좀 더 멋있게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힘들어죽겠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재밌다고 해주셔서 좋았죠"라고 털어놓았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회사에 잠입해 공조를 이어가는 장영실(강예원 분)과의 남다른 조화는 영화를 유쾌하게 볼 수 있는 힘을 끝까지 이어가게 만들어 준다.

한채아는 "장영실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강)예원 언니가 한다고 돼있는 거예요. 저 역시 예원 언니는 관객으로서도 좋아하고, 항상 기대되는 배우였죠. '저 사람은 대체 어떤 것을 갖고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것을 가감 없이 시도하면서 성공도 하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지?' 이런 생각에 옆에서 같은 호흡으로 연기해 보고 싶었어요"라고 강예원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흔히 말하는 여배우들의 기 싸움은 이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제가 동생이기도 하니, 저만 문제가 없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언니를 보자마자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보통 후배가 가서 인사를 하거나 나중에 온 사람이 인사를 하는 그런 것이 있다면, 언니는 저를 먼저 찾아와서 '채아씨,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먼저 인사드리지 못한 게 너무 죄송했고, 언니의 그런 솔직하고 유쾌한 에너지가 정말 좋았죠."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귀한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촬영 내내 서로를 의지한 것은 물론, 지금도 함께 꽃꽂이를 배우러 다니는 등 취미생활까지 함께 공유하며 추억을 쌓고 있다.

관객들의 진짜 평가를 받을 시간은 한채아에게 기대가 되면서도, 또 두려움이 몰려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채아는 "여자 형사 역할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고, 항상 드라마에서 풀메이크업을 한 저의 모습을 대중도 이제 질려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어요"라면서 "저를 좀 풀어지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힐이 아닌 운동화를 신고 뛰어다니는 그런 역할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죠"라면서 영화 속에서 보여줄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관객들이 너그럽게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오로지 마음속에는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한채아는 "옆에서 예원 언니가 영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말 이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가 잘 돼서 우리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이렇게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영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요.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다짐을 계속 하게 되는 계기죠"라면서 앞으로 달려 나갈 시간들을 차분하게 그려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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