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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개편 D-day③] "이건 역차별" 팬덤이 진짜 음원 생태계 흐렸나

기사입력 2017.02.27 11:00 / 기사수정 2017.02.27 10:17

전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전원 기자] "왜 음원 차트 공정성이 무너진 걸 팬들 탓으로 돌리죠?"

팬덤도 결국엔 대중이다. 그런데 음원차트를 좌지우지하는 대형 가수들의 팬들에게 모든 책임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차트 집계 방식이 달라진다고 해서 팬덤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주요 유통사에 보낸 공문에는 '새벽에 과도하게 펼쳐지는 아이돌 팬덤 사이 순위 경쟁을 막자'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차트를 개혁하자는 주장이다. 이 공문만 보면, 아이돌 팬들이 음원 서비스 시장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듯하다.

그러나 팬덤도 다른 리스너들과 마찬가지로 대가를 정정당당하게 지불하고 음원을 소비한다. 아이돌을 좋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 모두 같은 소비자임에도 불구하고 색안경을 낀 일각의 시선 때문에 이 같은 모순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한 대형 아이돌 가수의 팬은 엑스포츠뉴스에 "이번 차트 개편안은 또 다른 역차별이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이나 그들의 노래를 주로 듣는 팬들은 중요하지 않게 여기면서, 비 아이돌의 곡에 힘을 실어주는 이 방법이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이번 개편안이 팬덤 동향에 큰 파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잠을 설쳐가며 자정에 음원을 다운받고 밤새 스트리밍을 돌리는 대신, 점심 시간이나 퇴근 혹은 하교 시간대에 같은 조치를 취하는 현상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새벽에 실시간 차트 집계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대형 가수들의 음원 성적이 대폭 하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개편안 이후 신곡을 내는 가수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소녀시대 태연이다. '음원깡패' '믿듣탱'(믿고 듣는 태연)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태연이 28일 정오 발표하는 첫 정규앨범 'My Voice'(마이 보이스) 타이틀곡 'Fine'(파인)으로도 실시간 차트 1위를 올킬할지, 수록곡 줄세우기를 성공시킬지에 따라 여러 평가와 분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팬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태연은 일찌감치 팬덤의 힘에 대중성까지 업은 가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팬들은 변화한 실시간 차트 운영 방식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태연 음원 총공팀'을 모집하고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음원 사이트에 가입된 여러 아이디를 수집하는가 하면, 저렴한 가격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은 기존에도 다양한 팬덤에서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을 위해 마련된 대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러 각도로 봤을 때 실시간 차트가 존재하는 한 음원차트의 완벽한 공정성을 회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팬덤의 경쟁 역시 계속될 것이다. '내 가수'의 위상을 높여주고 1위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어하는 팬들의 속성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won@xportsnews.com / 사진 = SM 엔터테인먼트

전원 기자 w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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