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해빙(解氷)'이 베일을 벗었다. 주연 조진웅을 바탕으로 117분의 러닝 타임 내내 쉴 틈 없는 긴장감을 녹여냈다.
2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수연 감독과 배우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가 참석했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
'해빙'이라는 말은 '얼음이 풀어진다, 녹는다'는 뜻으로, 이수연 감독은 "제목과 똑같이 얼음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잠겨있던 것이 수면으로 떠오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 전체에서 무의식 아래로 가라앉혔던 일들이 위로 떠오르는 이야기다"라고 작품을 설명한 바 있다.
정육식당 사장이자 원룸의 주인인 성근(김대명 분)의 집에 세 들어 살게 된 내시경 전문 내과의사 승훈 역의 조진웅을 중심으로 정육식당 사장이자 원룸의 주인인 성근을 연기한 김대명, 비밀을 감춘 듯한 미스터리한 간호조무사 미연 역의 이청아 등 배우들은 인물들의 심리를 궁금하게 만드는 호연으로 극의 몰입을 돕는다.
조진웅은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면서 "승훈의 불안한 모습들, 또 전락된 모습들이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는 조진웅의 심리를 따라가며 이어지는 긴장감과, 화면과 소리를 통해 드러나는 모습과 소리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김대명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연기로 시선을 모은다. "그냥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이유나 상황들이 아마도 캐릭터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극 중 조진웅과 냉동 창고 액션신을 선보이기도 한 김대명은 "골프채를 실제로 내리쳐야 해서 제가 선배님을 잘못 때릴까봐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저보다 선배님들이 더 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이청아 역시 미스터리한 면모를 십분 살려냈다. 이청아는 "감독님이 작은 디테일을 다 잘 살려주셔서 미연이 다르게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수연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좋은 시나리오 참여한다는 게 저에겐 가장 큰 의미였다. 제게 새로운 색깔을 입어볼 수 있는 기회여서 즐겁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배우들에게는 즐거웠던 현장이었다. 조진웅은 "이수연 감독이 현장을 많이 열어줬다. 배우로서 굉장히 신나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고 마음을 밝혔고, 김대명도 "정말 행복했다. 연기적으로 이것저것 다 끌어낼 수 있던 스릴 넘치는 현장이었다"고 행복함을 전했다.
12년 만에 신작인 '해빙'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이수연 감독은 "시간이 지나서 언제 꺼내보더라도 재미있을 것, 그런데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동시대성을 생각했다"고 시나리오를 쓰며 중점을 뒀던 부분을 밝히며 "두 번의 경제위기 이후에 중산층이 추락하고 계층 이동이 불가능해진 중년 남자의 불안과 공포를 다루고 싶었다"고 작품을 만든 의도를 설명했다. '해빙'은 3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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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