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정선아는 사랑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 배우다. 밝은 에너지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무대 위에서는 정신도 없고 세 보이나 봐요. 하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연약한 부분도 있고 눈물도 많고 박애주의자 면도 있어요. 슬픈 드라마를 보면 같이 울기도 하고요. (웃음) 여러 가지 모습이 있어요. 무대 위에서는 세 보이지만 내려와서는 사람 정선아라서 귀엽게 봐주는 것 같아요. 귀여움을 받고 있죠. 하하”
밝은 에너지의 원동력은 바로 사랑이란다. 정선아다운 답변이다.
“사랑, 감사의 에너지가 없으면 안 돼요. 그런 에너지가 관객과의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나 잘하지? 박수쳐줘’에서 만족할 수 없고 그런 시기는 지났어요. 음악이든 연기든 무대든 관객이 행복함을 갖고 따뜻하게 볼 수 있도록 해야 직성이 풀려요.”
자신이 행복하지 않거나 사랑하지 않으면 관객도 이를 느낄 수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무대에서 객석을 보면 참 아름다워요. 사랑의 마음이 없거나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에게 줄 수 없어요. 배우도 자기가 행복함이 없는데 (관객에) 행복을 가져가라는 것도 모순이에요. 내 안에 사랑이 가득해야 관객에게 나눠주고 따뜻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쁜 것만 보려고 해요. 아름다운 책만 봐도, 사랑이라는 단어만 봐도 여성스러움이 생겨요. 더 많은 사랑을 키우려고 노력 중이에요. 세상이 아름다워요. 하하. 점점 더 사랑스러운 무대를 보여드릴게요.”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한 정선아는 ‘드림걸즈’, '노틀담의 꼽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지킬앤하이드’, ‘아이다’, ‘에비타’, ‘드라큘라’, ‘모차르트’, ‘위키드’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여자배우상, 인기스타상 등을 받은 것은 물론, 완벽한 연기와 가창력으로 뮤지컬계 디바로 사랑받고 있다.
정선아는 “뮤지컬은 천직”이라고 이야기했다.
“어릴 때부터 뮤지컬을 사랑했어요. 라이브를 하는 자체가 큰 희열이에요. 관객들이 매의 눈으로 생동감 있게 본다는 게 큰 매력이죠. 예전에는 뮤지컬밖에 할 여유가 없었어요. 뮤지컬 하나만 해도 바쁘고 시간이 없었거든요. 시간이 흐르고 생각도 변하고 장르를 떠나서 내가 할 수 있고 나와 잘 맞으면 크로스오버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뮤지컬은 뮤지컬대로 깊이 뿌리를 내리고요.
많은 분에게 폭넓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불러주면 두려움 없이 가겠다는 마음이에요. 15년간 많은 내공을 쌓았고 저 또한 많이 발전했어요. 관객에 질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할 수 있게 만드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베테랑 배우로서 책임감도 없을 수 없다. 그는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무서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무대 작업이 나만 잘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그날의 컨디션도 다르고요. 관객과 만날 때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저는 ‘정선아가 하는 건 보고 싶다’는 얘기를 들을 때 뿌듯하기도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도 느껴요. 이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되 좋은 후배들이 양성돼 같이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저를 롤모델로 꼽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 많아 부담감도 커요. 그 친구들이 무대에 섰을 때를 대비해 제가 길을 잘 닦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디가드’를 통해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임을 각인했다. 2시간 20분 동안 레이첼 마론이 돼 연기와 춤 노래를 소화하고 있다. 정선아는 “‘보디가드’처럼 한 배우가 춤, 노래,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고 축복이다. 앞으로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력 있는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성의 구별 없이 멋있는 사람이에요. 저 역시 객석에서 봤을 때 ‘저 남자 멋있다’ 보단 ‘저 배우 멋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자 배우와 같이 있든 여자 배우와 같이 있든 무대에서 괜찮은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 덕분에 뮤지컬 계 김혜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정선아는 “김혜수 언니를 너무 좋아한다. 감사하다”며 웃어 보였다.
“다른 장르지만 여자가 봐도, 남자가 봐도 멋있는 배우잖아요. 여자, 남자를 떠나 그냥 김혜수니까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너무 영광이에요. 저도 멋있고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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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정선아 "무대 밖에선 디바 아닌 있는 그대로의 여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