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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의 얼굴②] 조인성·정우성…따로, 또 같이 완성한 특급 조화

기사입력 2017.01.17 11:00 / 기사수정 2017.01.17 10:1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조인성과 정우성. 같은 초성만큼이나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유독 큰 두 배우다. '더 킹'을 통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만난 이들이 보여주는 영화 속 존재감이 시선을 모은다.

18일 개봉하는 '더 킹'에서 조인성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남자 박태수 역을 맡았다.

영화가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주인공 박태수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아 낸 만큼 시작도, 끝도 박태수다. 총 104회차의 촬영 중 90% 이상이 조인성이 소화해야 할 몫이었다.

스스로에게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촬영에 임했던 시간들이었다. 조인성은 "박태수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관객들과 공감을 해야 되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고민했다"고 전한 바 있다.

철없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검사가 돼 권력을 누리고, 그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기까지, 30년에 이르는 시간을 이질감 없이 표현하기 위해 내·외적으로 섬세한 균형을 맞췄다.

외적인 것에는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미세한 변화를 꾀했다. 보통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오고 갈 때는 분장이나 CG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더 킹'에서는 이런 것 없이 의상, 헤어스타일, 또 주변 분위기를 이용해 과거의 분위기를 살려냈다. 검사를 막 시작한 시절부터, 권력에 발을 들인 이후까지 점차 멋스러움을 갖춰가는 모습에서 박태수의 변신을 확인할 수 있다.

극 전반에 흐르는 박태수의 내레이션과 더불어 권력 세계에 민낯을 바라보게 되며 점차 변해가는 심리상태, 여기에 극 후반부 감정을 폭발시키는 오열 신에서는 조인성이 보여줄 수 있는 강렬한 존재감이 엿보인다.


정우성은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 역을 맡았다. 영화 속 그의 첫 등장부터 압도적인 화려함을 뽐내며 그가 연기한 한강식 캐릭터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20대 초반에 사시 패스에 성공하고, 노태우 정권 시절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목포를 평정했다는 그의 배경에서부터 한강식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라고 당당히 말하는 권력 앞에서의 근엄한 모습부터, 대선 당선 후보를 예측하기 위해 무당을 찾아가 점을 보고 굿판을 벌이는 모습은 권력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영화가 전하는 풍자의 메시지에 힘을 보탠다.

정우성은 한강식 캐릭터에 대해 "외향적으로는 권력의 옷을 입고 근엄해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권력의 우스운 면을 엿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포인트를 밝히기도 했다. 장면에 따라 미묘한 톤의 변화로 우아한 세련미를 발산하는 한강식의 외양은 그가 갖고 있는 권력의 힘을 더욱 크게 보이게 하며 시선을 몰입시킨다.

정우성은 대사, 시선 하나에도 무게감을 더하며 박태수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두 사람이 따로, 또 같이 만들어내는 힘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렇듯 두 사람이 함께 마주하는 장면들은 매 순간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권력의 진짜 민낯이 드러나기 전까지, 영화 속 한강식은 주인공 태수의 '워너비'이자 또 권력의 상징이었다.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을 탐했던 자, 초반 한강식을 믿고 따랐던 박태수가 점차 한강식과 대립하게 되는 변화의 흐름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현실 속의 조인성도 정우성을 배우 데뷔 전부터의 롤모델이라고 밝히며 정우성과 함께 작업할 수 있던 것에 기쁨을 표해왔다. 정우성 역시 "'더 킹'을 통해 조인성의 성장을 볼 수 있어 기뻤다"며 후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인 두 사람이지만, '더 킹'은 이들을 단순히 잘 생긴 배우가 아닌, 팽팽하게 이어지는 긴장감 속에서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해 주는 시간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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