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3.06 17:58 / 기사수정 2008.03.06 17:58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대한항공은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LIG 손해보험과 삼성화재에게 연패당하며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보비, 신영수, 강동진, 김학민, 거기에 테크니션인 장광균 등 최고의 윙스파이커들을 보유한 대한항공이지만 이 공격라인을 배가시키는 세터진의 부재로 늘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올해 대한항공에 들어온 새내기인 한선수가 시즌 막판 대한항공의 엔진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5라운드 막판까지 높이가 좋은 장신 세터인 김영래와 재치있는 토스를 구사하는 단신 세터 김영석을 상황에 따라 돌려가면서 투 세터 시스템 체재로 리그를 운영해왔습니다.
그런데 김영석이 발목부상으로 남은 시즌의 출장마저 불투명해지자 대한항공은 결국 김영래에게 주전 세터를 맞기며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대한항공의 문용관 감독은 이번 시즌에 새로 영입된 신인 세터인 한선수를 기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선수는 수원 영생고 시절에는 지난해까지 대학 최고의 세터로 불린 유광우(삼성화재)와 함께 고교 최고의 세터로 평가받은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한양대에 진학하면서 장신세터인데다가 강한 서브로 유명한 송병일(현대캐피탈)에 가려져 벤치 멤버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송병일이 졸업하면서 주전의 자리를 물려받은 한선수는 다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번 시즌 초엔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으로부터 유광우와 함께 가능성이 많은 세터란 칭찬까지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7~2008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한선수는 내심 유광우를 노리고 있던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에 유광우를 뺏기자 차선책으로 선택했다는 말이 있었지만 프로 데뷔해인 이번 시즌 막판에 와서 그런 우려를 말끔히 종식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선수의 장점은 장신이면서도 낮고 빠른 토스를 구사할 줄 아는데다가 무엇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침착성이 그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2단 연결로 올리는 토스가 안정되지 못한 감이 있고, 치고 올라갈 상황에서 토스 범실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현재의 가능성만 놓고 보면 한선수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또한, 빠르고 낮은 토스에 적응하지 못했던 대한항공의 주포 보비는 5일 벌어졌던 삼성화재 전에서 한선수의 구질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로 인해 전보다 공격성공률도 높아졌으며 평소보다 허술한 조직력을 보인 삼성화재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야 할 시점에서 한선수의 등장은 대한항공으로선 신형엔진을 새로 단 느낌이 들것입니다. 앞으로 한선수를 통한 더욱 다채로운 플레이가 살려면 현재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미들블로커 진상헌과의 속공 타이밍이 더욱 빨라져야 하며 늘 양쪽 날개에 비해 공격 비중이 작았던 중앙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입니다.
비단 국내 리그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려면 문성민(경기대)같은 차세대 거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세터의 등장은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점점 장신화되면서도 빠르고 예리한 토스를 적재적소에 날리는 배구 강국의 세터들과 같이 한선수가 꾸준하게 성장해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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