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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보비 26득점' 대한항공, 삼성화재 격침

기사입력 2008.03.05 21:01 / 기사수정 2008.03.05 21:01

조훈희 기자


<4세트에만 12득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에 공헌한 보비. 출처:kovo포토갤러리>

끝까지 방심해선 안된다.

보비의 막판 뒷심과 삼성화재의 무거운 행보가 대비된 경기였다. 5일 인천 도원 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6라운드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경기는 11연승의 기록이 자신감보다는 족쇄처럼 다가온 삼성화재의 다소 힘빠지는 세트스코어 1:3(21:25,25:23,22:25,20:25) 패배였다.

정규리그 우승의 마지막 가능성을 노리는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강서브를 폭발시키며 삼성화재 서브리시브를 압박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11연승의 부담감 때문인지 다소 경직된 플레이를 보이며 평소답지 않은 실수를 연발했다.

1세트부터 안젤코가 전,후위 가리지 않고 신영수,보비에게 강한 견제를 당하자 조급해진 최태웅.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며 조직플레이가 크게 흔들린 삼성화재는 리드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신선호의 서브로 뒤늦게 추격을 시도했지만 25:21로 1세트를 가져간 대한항공.

처져있는 삼성화재의 분위기를 살린 것은 팀의 분위기 메이커 고희진. 속공과 블로킹, 그리고 거침없는 포효로 삼성화재의 투지를 살려냈고, 최태웅이 냉정을 찾으며 삼성화재는 2세트 후반 추격에 나섰다.

20:20으로 맞선 2세트 최대의 승부처. 삼성화재는 2점을 먼저 잃었지만 손재홍의 블로킹과 교체멤버 이용택의 서브에이스를 묶어 4점을 연속으로 따내는 뒷심을 보여주며 2세트를 25:23으로 따냈다.

서로 한세트를 주고 받으며 치열한 대결을 벌인 양팀은 3세트도 쉴새없이 공방전을 주고 받았다. 안젤코와 보비가 공격을 책임지며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유지한 양팀. 그러나 3세트 후반 갑작스럽게 삼성화재가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범실을 내줬고 삼성화재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대한항공은 3세트를 25:22로 가져갔다.

3세트 갑작스러운 난조로 내준 후유증은 예상외로 컸다. 보비를 앞세운 대한항공이 거센 공격에 나선 반면, 삼성화재는 전혀 파이팅을 보여주지 못하고 공격의 중심 안젤코가 대한항공의 블로킹에 막히며 중반 점수차가 벌어졌다.

보비의 4세트 괴력은 공격뿐 아니라 블로킹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안젤코를 고비때마다 막아내며 4세트에만 12득점을 쓸어담은 보비의 원맨쇼가 빛을 발하며, 삼성화재의 마지막 추격을 저지한 대한항공은 4세트를 25:20으로 잡아내며 귀중한 3:1의 승리를 거두었다.

11연승이라는 부담감이 삼성화재 선수들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겠지만, 올해 지명한 신예 한선수와 진상헌이 완벽한 콤비네이션으로 삼성화재의 중앙을 제압했고, 좌우날개 삼각편대의 힘대결에서 대한항공이 우위를 점한 것이 결정적인 승리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5일 승리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의 승차를 2게임으로 줄이며 정규리그 역전우승의 가능성을 남겨 놓게 되었다. 자력 우승은 불가능하지만 7라운드 현대캐피탈, LIG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연달아 잡아 낼경우 대한항공이 사상 최초로 정규 겨울리그 우승을 거두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아보인다.

조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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