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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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컵] ’다국적군단’ 볼튼, 세계를 향해 한 걸음

기사입력 2007.05.29 17:51 / 기사수정 2007.05.29 17:51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볼튼 원더러스는 무척 특이한 팀이다. 1874년에 창단,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볼튼은 잉글랜드 풋볼리그 개막에 참가한 12개의 원년멤버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 볼튼의 1군 24명은 총 17개 국가로부터 온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다국적군단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잉글랜드 축구팀.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볼튼의 현주소이다.

원년 멤버의 자존심, 그리고 긴 침체기

볼튼은 20세기 초반 잉글랜드 축구계를 호령하는 강팀이었다. 잉글랜드 북서부 '대 맨체스터' 지역에 속한 인구 14만의 볼튼 타운에 위치한 볼튼 원더러스는 1920년대 세 차례 FA컵 트로피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1923년 웸블리 구장 최초의 FA컵 결승전에서 웨스트햄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경기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승부이다. 무려 30만 명이 함께한 이 날 경기에서 볼튼은 2-0으로 웨스트햄을 꺾고 황금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볼튼은 60년대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한다. 1958년 FA컵 트로피를 차지한 후 1부리그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며, 86/87시즌에는 4부리그까지 추락하기까지 이른다. 필 닐과 브루스 리오크, 그리고 샘 앨러다이스라는 구세주가 나타나기 전까지.

만년 강등팀에서 새로운 강호로

4부리그로 떨어진 볼튼을 구한 것은 필 닐 감독이었다. 필 닐은 4부리그로 떨어진 볼튼을 곧바로 3부리그로 승격시킨 후 브루스 리오크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자신은 코벤트리 감독으로 부임했다.) 리오크 감독은 1992년 볼튼을 맡은 후 3년 만에 팀을 두 번이나 승격시키며 팀을 프리미어리그에 올려놓은 후 아스날 감독으로 부임했다.

팀의 지휘관 리오크가 없는 볼트에 프리미어리그는 무척 가혹했다. 리오크의 후임으로 온 맥파랜드와 토드는 모두 볼튼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볼튼 이후 두 번의 부침을 더 경험하며 프리미어리그와 2부리그 사이를 오가는 '비운의 팀'이 되었다.

하지만, 볼튼을 새로운 강호로 만든 것은 볼튼 운영진의 '믿음'이었다. 1999년 2부리그로 강등당한 볼튼을 맡은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한 차례의 실패 끝에 팀을 프리미어리그에 올려놓았고, 처음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년 연속 강등을 극적으로 면한 볼튼은 샘 앨러다이스의 지도력하에 새로운 팀으로 변모하며 도약을 시작했다.

'다국적군단' 볼튼, 세계 무대의 활약은?

볼튼은 03/04시즌 리그 8위를 하며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 올랐다. 리그컵에서 아쉽게 우승컵을 놓친 것 역시 감안하면 50년 이래 최고의 시즌이었다. 은고티, 조르카예프, 제이제이 오코차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팀 조직력을 다진 성과였던 것.

볼튼은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인 리버풀과 승점 동률을 이루며 6위에 등극, 팀 역사상 최초로 UFEA컵 무대를 밟게 된다. 비록 UEFA컵에서는 마르세유에 지며 32강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볼튼은 꾸준히 중상위권 순위를 유지하며 이번 시즌에도 UEFA컵 진출권을 확보했다.

볼튼은 나카타, 이에로, 보르헤티 등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상당한 재미를 본 팀이기도 하다. 현재 17개 국적의 선수로 이루어진 1군 구성 역시 이러한 특징을 반영한다. 볼튼에는 오만 골키퍼 알 합시를 비롯하여 자메이카의 가드너, 이란의 테무리안, 세네갈의 디우프 등 비유럽권 선수들이 유독 많다.

그러나 볼튼은 가장 잉글랜드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기도 하다. 볼튼은 아넬카와 케빈 데이비스의 머리를 겨냥한 롱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전형적인 '킥 앤 런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다. 최근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뉴캐슬로 떠나면서 이러한 경향이 변화할지는 모르지만, 샘 앨러다이스 밑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새미 리 감독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이다.

잉글랜드식 축구 아래에 모인 다국적군단 팀 볼튼. 볼튼은 처음으로 남미와 북중미, 그리고 아시아팀을 상대로 경기할 기회를 가진다. 그들의 다채롭고도 통일된 축구가 피스컵에 어떠한 돌풍을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볼튼의 예상 BEST 11(4-3-3)

야스켈라이넨 ; 가드너, 미칼릭, 메이테, 헌트 ; 캄포, 테무리안, 놀란 ; 디우프, 아넬카, 케빈 데이비스
(알 합시, 스피드, 지나코풀로스, 바즈 테, 이반 탈)

[사진=볼튼의 중앙 미드필더 케빈 놀란 ⓒbwfc]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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