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절친' NC 다이노스 이종욱(36)과 손시헌(36)이 내년 FA 계약 때도 함께 미소지을까.
2017시즌이 끝난 후 NC는 베테랑 외야수 이종욱과 주전 유격수 손시헌과 FA 협상 테이블을 차리게 된다. 지난 2013년 시즌 후 둘은 함께 '은사' 김경문 감독 품에 안겼다. 이종욱은 4년 50억, 손시헌은 4년 30억에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성적만을 보고 판단한 영입은 아니었다. 두 선수는 아직 배워나가야 할 것이 많은 신생팀 NC에게 많은 경험을 전달해줄 수 있는 베테랑들이었다.
이종욱은 이적 첫 해인 2014년 12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8리 OPS 0.754 6홈런 79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에서 뛰던 시절보다는 아쉬운 성적. 도루 개수(13년 30개, 14년 15개)도 예전같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5년은 더욱 부진했다. 타율 2할6푼8리에 OPS는 0.719까지 떨어졌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팀의 주장을 맡았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대로 노쇠화의 길에 접어드나 했던 이종욱은 올 시즌 3할 타율을 회복했고, OPS도 0.784까지 끌어올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대부분 1번 타자로 출장하며 한 시즌 동안 54개의 볼넷을 얻어냈고, 출루율 0.376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타격보다도 수비를 높이 평가받았던 손시헌은 NC 이적 후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14년 97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3리 OPS 0.782 5홈런 39타점을 기록했고, 2015년은 정규시즌에서 타율 2할4푼대로 부진했지만 홈런을 13개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경신했다. 올해 시즌 중반 갈비뼈 골절을 당하며 110경기 출전에 머물렀지만, 3할 타율을 기록함과 동시에 OPS 0.816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3년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NC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켰고, 신인 2루수였던 박민우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그의 수비 성장을 도왔다.
이종욱과 손시헌 모두 올해 NC 이적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고, 팀에게 필요성을 어필할 수 있는 다음 시즌이 남아있다. 그러나 두 선수가 이적해 올 당시와 현재의 NC 팀 사정은 다소 달라졌다. 2013년 말미의 NC는 안정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 베테랑의 경험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다면, 현재는 매년 정규시즌 상위권에 안착하고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중견수를 맡고 있는 이종욱에게는 경쟁자가 생겼다. 올 시즌 김준완이 두각을 보였다. 타율은 2할6푼1리로 높지 않지만, 무려 66개의 볼넷을 고르고 출루율 4할을 기록할만큼 눈야구에 능하다. 또 외야수로 나서며 탁월한 수비 능력을 선보여 차세대 주전으로 급부상했다. 좌익수 재목인 김성욱 역시 시즌 후반 중견수로 출장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포스트시즌에서 NC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터뜨리기도 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손시헌은 현재까지 NC의 주전 유격수다. 마땅한 후임이 거론되지 않고 있기에 앞으로도 NC에 남아있을 확률이 높지만, 내년이면 37세가 되는 손시헌에게 언제까지고 주전을 맡길 수는 없다. NC가 유격수 후임을 키우기 시작한다면 어떤 경쟁의 판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다. 많아지는 나이와 젊은 선수들의 등장 속에서 이종욱과 손시헌이 내년에도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며 생애 2번째 FA를 성공적으로 맞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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