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그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양상국이 '소사이어티 게임'에서 한 선택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양상국은 댓글을 보긴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옛날엔 댓글을 보면서 '내가 뭘 잘못했지. 왜 욕먹어야 하지' 자책하며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어느 순간 그런 댓글을 다는 사람이 불쌍해 보이더라고요. 제가 오늘 당장 죽는다면 명복을 비는 사람들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지도 않을 거예요. 그래서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 게 제 목표가 됐어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양상국은 이제 대선배 축에 든다. 어린 마음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 같아 원망도 했지만, 지금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김) 준호 형이나 (김) 대희 선배, 그런 분들이 버텨줘야 우리도 오래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또 형들을 보며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나이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죠."
양상국은 "개그를 사랑하고,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개그콘서트'를 '개그맨의 서울대'라고 표현했다. '소사이어티 게임'과 같은 시간대 방송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돌아가진 못하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개그콘서트'에 다시 돌아가려면 저도 열심히 준비해야죠. 아이디어 하나 짜는 게 정말 어렵잖아요."
개그맨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만큼 사람들이 개그맨을 쉬운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에 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개그맨은 가수나 배우보다 훨씬 더 큰 창작의 고통을 겪고 있어요. 가수들에게 작사 작곡이 필수는 아니고, 배우도 대본을 직접 쓰지 않는데 개그맨은 매주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도 직접 짜요. 가수, 배우들은 활동을 마치면 휴식이라는 개념이 있지만 개그맨이 쉬면 '한물갔다', '무능하다' 여기고요."
사람들이 개그맨을 인식하는 시선은 때때로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양상국은 행사 제의를 받으며 '출연료를 100만 원만 깎아달라'는 말을 듣고 "가수한테서 깎으라"고 했던 일화를 말했는데, 그 뒤에는 후배를 위한 의리가 있었다. "사실 자존심 굽히고 할 수도 있지만, 후배들 생각하면 그래선 안 되죠. 만일 제가 낮은 가격에 계속 응하다 보면 저보다 덜 유명한 후배들은 설 자리를 잃는 거예요."
양상국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바로 국민 MC다. 그는 "개그맨이라면 누구나 국민 MC를 꿈꿀 것이다"며 "큰 목표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다 내 마음 같지 않을 걸 아니까 괜찮다"고 의연하게 자신의 길만 가겠다고 했다.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나이에 맞게 차근차근 잘 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누가 뭐래도 전 지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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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