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프리미어리그 시즌 도중 100만 파운드(약 18억 3000만 원)의 돈을 받는 조건으로 오는 22일 알 히랄과의 사우디 아라비아 원정 친선 경기를 치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잉글랜드 현지에서는 향후 바쁜 일정을 앞둔 선수들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며 '맨유가 돈에 얽매인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그러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현지 여론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수습에 나섰다. 퍼거슨 감독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의 사우디 투어는 앞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선수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는 휴식이 될 것이다"며 아스날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다투는 맨유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선수들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에서 약간이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따뜻한 햇볕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 뒤 "사우디에 도착하니 선수들이 함께 시간을 가지며 어울릴 수 있어서 좋다. 카를로스 테베즈와 루이스 나니, 안데르손 같은 이적 선수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서로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덧붙였다.
그는 "맨유 선수단은 목요일 오후에 잉글랜드로 돌아갈 예정이다. 선수들은 27일 저녁 11시(한국 시간) 토트넘과의 FA컵 32강전을 시작으로 우승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하도록 사우디에서 활력을 되찾아 돌아가길 바란다"고 바쁜 일정을 앞둔 선수들에게 이 같이 지시했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20일 새벽(한국 시간) 레딩전이 끝난 뒤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로 이동했다. 사우디 국가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사미 알 자베르의 은퇴 경기에 초청을 받아 그의 소속팀 알 히랄과 22일 친선전을 펼칠 예정이다. 초청비 100만 파운드를 받은 맨유는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포함한 스타급 선수들을 이끌고 사우디로 이동했으며 박지성도 사우디 투어에 참가했다.
맨유의 시즌 중 외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1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을 위해 FA컵 참가를 포기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던 것. 특히 퍼거슨 감독은 2004/05시즌 맨유가 리그 우승에 실패한 원인을 여름에 열린 '미국 투어' 때문이라고 말했으며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던 원인 역시 지난해 7월 진행된 '아시아 투어'로 꼽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 투어에서는 긍정적인 발언에 일관해 돈 때문에 중동으로 갔다는 현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인터뷰를 실은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