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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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포커스] 박지성이 넘어야 할 산 '스쿼드 플레이어'

기사입력 2008.01.21 11:23 / 기사수정 2008.01.21 11:23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신형엔진'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앞날 성공 열쇠는 무엇일까. 그가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대의 관건은 '스쿼드 플레이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박지성의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창시한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매 경기마다 주전 선수를 바꾸는 전술)'을 쓰는 팀이다. 11명이 아닌 22명의 가용 자원을 확보하면서 많은 주전급 선수 보유로 지속적인 승리를 원하는 퍼거슨 감독의 지론이라 할 수 있다. 맨유의 교체급 선수로 분류되는 웨스 브라운을 비롯 존 오셔, 루이 사아 등은 주전 선수의 부상 공백과 휴식 차원에서 여러 차례 주전 기회를 잡았던 대표적인 스쿼드 플레이어다.

분명한 것은, 박지성도 이들과 함께 스쿼드 플레이어에 속한다. 데뷔 첫 시즌 30경기 출전으로 주전 도약에 성공했으나 지난 두 시즌 동안 두 번의 큰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주 요인이다. '포지션 경쟁자' 라이언 긱스와 루이스 나니가 최근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박지성은 맨유의 붙박이 주전 선수가 아니다.

붙박이 주전 선수와 스쿼드 플레이어의 차이점은 분명 다르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팀 내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스쿼드 플레이어는 교체 멤버에 머물러야 한다. 주전과 조커를 오가는 긱스가 중요한 경기에서 주로 선발로 기용되는 이유는 그가 붙박이 주전 선수이기 때문이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주로 벤치를 지켰던 박지성은 스쿼드 플레이어라 할 수 있다.

부상 회복 후 복귀 한 박지성의 앞날은 안개속이다. 긱스는 여전히 중요한 시점에서 마법의 클래스를 발휘하고 있으며 나니는 프리미어리그 적응이 덜 됐음에도 최근 교체 멤버로서 최상의 움직임을 보였다. 아직 체력과 컨디션이 정상 수준에 올라오지 못한 박지성은 적어도 긱스가 맨유 유니폼을 벗기 이전까지 힘겨운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박지성의 최근 활약상이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6일 아스톤빌라전과 20일 레딩전 활약상을 보더라도 그는 지난 시즌 만큼의 움직임과 활동량, 공간 창출을 살리지 못했으며 긴 부상 공백 때문에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다. 그가 교체 되면서 답답했던 맨유 공격력이 한 순간에 살아나며 빠른 템포 공격을 되찾은 것도 이를 증명해준다.

물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 오피셜 프로그램 책자를 통해 박지성을 맨유의 중심 선수로 치켜 세웠으며 최근까지 박지성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박지성의 현실적인 위치는 스쿼드 플레이어에 있으며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같은 맨유 전력의 핵으로 거듭나려면 반드시 그 산을 넘어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막대한 자본 유입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의 비중이 커졌으며 특히 강팀에서의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장밋빛 미래를 누리려면 기존의 위치에서 올라서야 하는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하며 무엇보다 빠른 시일 내에 실전 감각을 되찾아 체력과 컨디션을 100% 끌어 올려야 한다. 맨유에서 '스쿼드 플레이어'로 커리어의 끝을 맺기 보다는 '맨유의 절대적인 중심 선수'로 마무리 하는 것이 앞날 성공의 키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사진=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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