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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틸] 2008년에 보고 싶은 일들

기사입력 2008.01.10 00:31 / 기사수정 2008.01.10 00:31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2008년에 들어선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새해의 설레는 마음을 다 잡을 시기인 동시에 각 구단의 선수들은 서서히 한 시즌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2008년에는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일어났으면 하는 일들을 써내려가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8개 구단 체제의 존속

멀쩡하던 영구치 하나가 빠지면 이는 단순한 불편함에 그치지 않습니다. 치아가 빠지게 되면 얼굴 근육의 변화와 손괴 현상을 가져오기도 하며 두통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연쇄효과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밝힌 'KT 야구단 창단 환영 결의안'에서는 7개 구단의 양보 의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131억 원에 달하는 현대 유니콘스의 부채 탕감문제, 서울 입성 자금(54억 원) 문제 등이 남아있지만 일단 한 고비는 넘긴 셈입니다.

만약 일을 그르쳐 7개 구단으로 2008' 시즌을 맞이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이는 단순히 1팀이 없어지는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 해체 후 한정적인 드래프트가 행해지면 상당수의 중견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길을 잃게 됩니다.

또한, 수요자 감소로 인해 프로야구의 밑거름이 되는 학원 야구계의 극심한 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여기에 잇단 인수 실패 사례는 기존 구단에도 극심한 악영향을 가져올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매년 적자를 감수하면서 야구단을 운영할 명분이 있는가?'라는 생각에 기존 구단의 해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협상이 잘되어 8개 구단으로 존속되더라도 전과는 다른 방침으로 팬들에게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 연고지의 이름을 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조금 더 다가가는 마케팅 말입니다. 지난 시즌 '스포테인먼트'로 성공을 거둔 SK 와이번스의 노력은 이전부터 열성적이었습니다.

SK가 인천에 입성한 지 얼마 되지 않던 때 인천 지하철에는 지금은 해체된 '비룡 4인방'에 대한 광고가 객차마다 비치되어 있었으며 관중석에는 '인천 SK'라는 타월이 가득했습니다. 선수들은 예전 삼미 슈퍼스타스 유니폼과 20세기 초 야구 도입 시기의 유니폼을 입고 관중을 맞이했습니다.

SK의 지난 시즌 성공에는 그 이전부터 열성적이었던 '뿌리 내리기'가 근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체제를 그대로 두면서 팬들에게 다가가는 마케팅 전략, 여기에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이어진다면 '야구 붐'은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신'의 문워크 세레모니

지난해 말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타자 양준혁(39. 사진)은 '무릎 팍 도사'에 출연해 "장종훈(한화 이글스 코치)선배의 통산 340홈런 기록을 깨는 순간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양준혁이 프로 야구에 입문한 지도 어느덧 16시즌이 되어갑니다. 함께 프로무대에 입성했던 '야구 천재' 이종범(38. KIA 타이거즈)이 근간의 부진으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양준혁은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으로 삼성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양준혁은 지난 시즌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우는 등 .337 22홈런 72타점 20도루의 성적을 기록,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불혹의 나이에도 팀 타선의 중심이 될 양준혁. 그의 올 시즌 성적에 관계없이 많은 나이에도 한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채 시즌을 시작한다는 점은 대단한 박수를 보낼 만합니다.

많은 야구 유망주는 '~처럼 되고 싶다.'라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들이 프로 무대에 어느 정도 정착하게 되면 한 가지 꿈이 더 추가됩니다. 바로 '부상 없이 오랜 기간 동안 활약하고 싶다.'라는 꿈이죠.

정확한 좌타자를 꿈꾸는 타자 유망주들에 양준혁은 두말할 나위 없는 '지표'가 됩니다. 그가 2008' 시즌 어느 때에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할지는 알 수 없지만, 징이 박힌 스파이크로 '문워크'를 100% 소화하긴 힘들겠지만, 그날이 온다면 선수 본인과 팬들에게 대단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임수혁의 기적

지난 2007년 12월 25일 경기 후 뇌출혈로 쓰러진 프로복서 최요삼 선수는 지난 3일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습니다. 최후까지 '복서'로 살았던 최요삼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지요.

프로 야구계에도 안타까운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2000년 4월 18일 잠실 구장에서 급성 심근 경색으로 쓰러진 임수혁(39)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는 만 8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의식 없이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임수혁 선수와 故 최요삼 선수의 사례는 재빠른 응급처치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똑같은 사례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체육계에 던져 주었습니다.

최요삼 선수는 뇌사 판정 후 장기기증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던져 주었습니다. 그리고 임수혁 선수는 가족과 동료, 그리고 팬들이 기대하는 일말의 가능성 속에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다시 타석에서 '마림포'의 화력을 보여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다시 의식을 되찾는 것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이는 비단 저 혼자만의 '바람' 이 아닌,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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