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우리 집에 사는 남자' 김영광이 아버지와 남자 사이를 오가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지난 10월 3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 3회에서는 고난길(김영광 분)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은 홍나리(수애)가 권덕봉(이수혁)과 손을 잡고, 어머니 신정임(김미숙)과 고난길의 혼인취소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점점 짙어지는 나리의 의심과는 별개로, 나리와 난길의 관계는 조금씩 가까워지는 양상을 보였다. 난길의 다정다감하고도 엉뚱한 '딸 바보 본능'이 두 사람 사이의 경계선을 서서히 허물고 있는 것. 특히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남자' 고난길의 매력은 두 사람의 관계를 '부녀'에서 '남녀'로 변하게 하며 미묘한 설렘을 유발했다.
난길은 옷을 갈아입던 중 느닷없이 들이닥친 나리를 보고 등에 그려진 문신을 들킬까 안절부절 못했다. 이에 난길은 빨간 앞치마로 상반신을 대충 가린 채 등짝을 벽에 붙인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나리와 대면했다. 그러나 난길은 나리가 선물을 건네자 곧장 딸 바보 모드로 돌변했다. 난길은 나리가 건넨 화장품을 바라보며 "맘에 들어. 그러니까 기분이 그런 거 있잖아. 자식 선물 처음 받아보는 부모의 마음이랄까?"라고 말했고,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몰골은 모조리 잊어버린 듯 연신 아빠미소를 지었다.
그도 잠시 난길은 철부지 아빠에서 상남자로 돌변해 나리는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쿵쾅이게 만들었다. 나리가 외삼촌의 행적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일부러 난길을 도발하자 심각한 표정으로 나리에게 다가간 것. 더욱이 난길은 양손으로 나리의 양팔을 세게 끌어안았고, 상반신을 탈의한 난길과 초밀착된 나리의 투샷이 케미를 발산했다.
또한 난길은 나리의 흑기사였다. 난길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나리 때문에 안절부절 못했다. 사실 이는 난길의 방을 수색할 시간을 벌기 위해 나리가 꾀병을 부린 것. 그러나 나리의 말은 모두 진실이라고 믿은 난길은 그가 알려준 '클라이로얄딤플'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약을 찾기 위해 동네 약국부터 병원까지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헌신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나리의 외삼촌이 나리의 구남친 조동진(김지훈)에게 빌린 삼천만원을 대신 갚는 등 나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그를 챙기는 든든한 모습으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그런가 하면 난길의 순박하고 귀여운 매력 역시 폭발했다. 난길은 덕봉(이수혁)이 나리를 만나러 오자 그를 끊임없이 견제했다. 난길은 덕봉에게 "자네 아버지는 뭐하시나? 형제 지간이 어떻게 되나? 집안은 화목하고? 친구 집에 놀러 왔으면 집안 어른을 알아봐야지"라고 난데없는 호구조사를 하며 어깃장을 놔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이에 발끈한 덕봉이 자신은 나리의 변호인이라고 말하려던 찰나 나리가 이를 막기 위해 "아부지!"라고 소리치자, 난길은 나리의 '아버지' 한 마디에 감동을 받고 세상을 다 가진듯한 미소를 터뜨려 폭소를 유발했다.
무엇보다 난길의 귀여운 매력이 극에 달한 대목은 정임(김미숙)의 기일 날, 만취한 난길의 모습이었다. 난길은 동진과 자존심을 건 술 대결로 만취에 이르러 한 순간에 절친이 됐다. 이 광경을 본 나리가 분노하며 동진이 자신에게 준 상처들을 털어놓자 난길은 "내가 처리 할게 나만 믿어 홍나리"라며 술 취해 쓰러진 동진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이에 나리가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묻자 난길은 "밖에다가 버릴라고. 재활용도 안 되는 곳에"라며 엉뚱한 응징을 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
난길은 도여주(조보아 분)을 향해서도 깜찍한 복수를 날렸다. 여주의 도발에 분노한 나리는 동진의 차에 발길질을 하며 사이드 미러를 부숴버렸고, 난길은 만취 상태에서도 부수진 사이드 미러를 정성껏 고쳤다. 이는 고장난 사이드미러 때문에 사고가 나면 자책할 나리를 위한 것이었다. 나아가 그는 결국 술기운을 못 이기고, 나리의 품에 쓰러지듯 안겨 그야말로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한편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이중생활 스튜어디스 홍나리와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자기 생긴 연하 새 아빠 고난길의 족보 꼬인 로맨스로, 1일 오후 10시 4회가 방송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