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승리는 했지만 그 과정이 조금은 힘겨웠다. 두산 베어스가 2차전에서는 변화를 택할까.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를 치른다. 전날 1차전에서 두산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 역사상 처음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0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1승의 리드를 가져왔다.
이날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쉽게 공개하지 못했다. 경기 개시까지 몇 시간이 남지 않았지만 타순을 확정하지 못한 탓이었다. 우익수 민병현과 1루수 오재일을 둔 고심, 김태형 감독은 "3번과 6번이 고민"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김 감독은 결국 오재일을 3번에, 민병헌을 6번에 배치하는 쪽을 선택했다.
고심 끝에 결정한 라인업으로 두산은 NC 마운드를 상대해 결과적으로 11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많지는 않지만 그리 적지도 않은 수, 그러나 문제는 11이닝 동안 11안타에 5개의 볼넷을 얻어 걸어나갔음에도 뽑아낸 점수는 단 한 점에 그쳤다는 것이다. 잘 치고 잘 나가고도 두산은 득점권에서 시름하며 이날 15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1회부터 오재원의 병살타로 아쉬운 시작을 한 두산은 매번 비슷한 타순에서 맥이 끊겼다.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으로 찬스가 이어지면 그 흐름은 3번타자 오재일에서 끊기기 일쑤였다. 또 이어지는 이닝에서는 중심타자들이 먼저 아웃되고, 이후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이 나가도 후속타 불발로 출루가 무위에 그치는 식이었다.
두산은 그렇게 밀고당기기를 반복하며 계속해서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어렵사리 마운드의 힘으로 연장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물론 희한하게 운이 나빴던 경우도 있었다. 잘 맞은 타구는 호수비에 막혔으며 김재호는 타임 요청에 대한 사인이 안 맞아 안타를 치고도 다시 타석에 들어서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독했던 득점권 침묵의 사슬을 끊어낸 것은 정규이닝 무안타에 그쳤던 오재일이었다. 오재일은 0-0이던 11회말 허경민과 김재호 중전안타, 오재원 고의사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NC 임창민을 상대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고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허경민의 재치있는 주루가 아니었다면 조금은 아슬했지만 그야말로 기막힌 드라마의 한 장면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하면서도 "후속타가 나오지 않고 잔루가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이긴 것은 두산이고, 이제는 남은 경기에서 보다 어렵지 않게 득점과 승리를 만들길 원한다. 약 20여 일의 실전 경기 없이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는 그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테일을 살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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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