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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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떨면 안 되는데" 6년 만에 돌아온 박기원

기사입력 2016.10.16 16:15 / 기사수정 2016.10.16 16:29

조용운기자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용운 기자] "진짜 긴장된다."

경험이 풍부한 노감독의 입에서 나온 진심이었다. 박기원(65) 감독이 대한항공 사령탑을 통해 V리그에 복귀했다. 지난 2010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감독에서 물러난지 6년 만에 프로에 복귀했다. 

개막 직전 치러진 컵대회를 통해 잊혀졌던 프로 무대의 감을 되살린 박 감독은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V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긴장되네. 선수들 앞에서 내가 떨면 안 되니까 억지로 참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박 감독을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후보 영순위가 됐다. 유럽리그에서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지도경험이 풍부한 박 감독이 고비에서 늘 무너지는 대한항공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것이란 전망이었다. 여기에 트라이아웃을 통해 대어인 가스파리니까지 손에 넣으면서 대한항공을 기대하는 시선은 더욱 커졌다. 

박 감독도 이같은 평가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승후보라 그러니까 더 긴장되는 것 같다"고 웃으며 "V리그 우승이 내 배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이다. 언제까지 감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능하면 빨리 퍼즐을 맞췄으면 한다"는 말로 올 시즌 우승을 정조준했다. 

박 감독이 평가하는 현재 대한항공의 완성도는 80%다. 트라이아웃 시행으로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배구 스타일로 돌아서는데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기술적인 변화가 있다. 개막에 맞춰 100%를 만들려고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고비마다 나오는 대한항공의 기복도 고쳐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첫 출발은 순조롭다. 고질적인 범실이 많은 배구가 완벽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고른 공격 활로를 바탕으로 승전보를 올린 점은 고무적이다. 가스파리니를 중심으로 김학민과 곽승석을 레프트에 둔 대한항공은 세 명이 고른 공격력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세트에서는 곽승석과 김형우, 김학민, 가스파리니에게 20~205%의 점유율을 분배하며 고른 공격 활로를 보여줬다. 

여기에 삼성화재의 단조로운 공격을 확실하게 차단한 블로킹의 우위까지 점한 대한항공은 첫 경기를 이기면서 박 감독의 복귀전에 승리를 선물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KOVO 제공

조용운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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