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아직 내 기대에 못 미쳤다."
올 시즌 LG는 '팀 리빌딩'을 전면 실시했다. 김용의, 채은성, 이천웅, 유강남 등 젊은 선수들은 기량 상승을 보이며 팀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리빌딩에 성공한 LG는 성적도 잡았다. 정규시즌을 71승 2무 71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먼저 1패를 내줬지만, 2차전에서 경기를 잡으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를 마친 뒤 젊은 선수들의 약진에 고참 박용택은 "올 시즌 캠프를 하면서 정말 젊은 선수들이 잘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자기 장점들도 잘 알고 있다"고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이내 박용택은 "기대 이상으로 젊은 선수들이 해줬다고 하는데 내 기대보다는 오히려 못 미쳤다.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갖고 있다"고 채찍질을 했다. 젊은 선수들이 지금의 활약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선배의 애정 가득한 마음이었다.
그만큼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3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MVP에 선정된 김용의는 "(박)용택이 형에게 야구 기술적인 부분에서 얘기를 해주셨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내 고집을 추구를 했는데 변화를 줘야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용택이 형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 후에 공을 때리는 스타일이었는데, 면으로 막는 느낌으로 치기 시작했다. 공이 오는 길에 막는다고 생각을 하니 잘 맞아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미 3년 전에 얘기해준거더라. 내가 뒤늦게 깨달았다. 이제 시킨대로 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용택의 후배들을 향한 조언의 기반은 끊임없는 공부에서 나왔다. 박용택은 "맥그레거가 후반기 막판 성적이 좋아서 왜 괜찮았는지 찾아봤다. 왼손 타자에게 처음에 바깥쪽 직구 위주의 투구만 했는데 후반기에 몸쪽으로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던졌다.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쳐야해서 밑에서 위로 드는 느낌으로 훈련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노력이 바탕이 돼 박용택은 정규시즌을 3할4푼6리 11홈런으로 마쳤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박용택은 "잠실에서도 두 경기를 보니 (젊은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했다. 우황청심환 껍데기도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오늘 경기를 통해 그 긴장들을 떨쳐낸 것 같다"며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후배들의 활약을 한껏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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