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테헤란(이란), 조용운 기자] 운이 아니다. 이란은 한국을 잡을 줄 안다. 이는 곧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지략이 한국을 압도한다는 말이다.
한국이 케이로스에게 복수하지 못했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또 다시 이란에 무너졌다. 벌써 4경기 연속 이란전 패배고, 10경기로 넓히면 1승 3무 6패의 압도적인 열세에 내몰리게 됐다. 과거에는 엎치락뒤치락하던 관계였던 한국과 이란의 축구사의 무게추가 이란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케이로스 감독의 등장이 이를 지금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하고,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지냈던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에 부임한 뒤로 한국에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처음 케이로스 감독을 만난 것은 지난 2012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이다 .이란의 잇따른 텃세에 한국이 테헤란 원정에서 고전하면서 악연이 생겼다. 그리고 이듬해 울산으로 이란이 원정을 오면서 감정은 더욱 상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앞에서 조용하고 상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뒤에서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했다. 당시 A대표팀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공격하고, 주먹감자로 모욕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도 케이로스 감독을 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친선경기서 일방적인 경기에도 오심으로 실점해 분패했던 한국은 이번 원정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패하면서 케이로스 감독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 하루 전 한국에 강한 이유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로스 감독은 도발과 운, 텃세 외에도 한국을 이기는 방법을 확실하게 알았다. 기성용이 2선으로 올라가면서 빌드업에 자신이 없어진 한국의 수비진을 강하게 압박해 롱볼 위주로 강요했다.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며 골을 넣은 후에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돌아섰다. 후반에 한국이 공격할 것이 분명해지자, 더욱 측면을 파며 역습으로 나서 한국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케이로스 감독에게 쌓인 것이 많은 한국은 그가 얄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화가 나는 것은 실력적으로도 이결낼 수 없음을 4연패로 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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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