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후반부 몰아치는 전개로 시청률이 점차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본격적인 황자들의 황권 다툼이 진행되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사건 전개로 흥미를 더한다는 평이다.
14명의 황자, 그리고 하나뿐인 황제의 자리. 미래를 알고 있는 해수(이지은 분)가 4 황자 왕소(이준기)에게서 '광종'의 모습을 본 만큼, 소가 황제가 되는 건 기정사실인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자들의 권력싸움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이유는 현재 광종의 즉위에 가장 위협으로 보이는 8황자 왕욱(강하늘)과 3황자 왕요(홍종현)의 캐릭터적인 매력과 이를 설득력있게 풀어내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일 것이다.
▲ '고려 양봉업자'부터 야심가까지
2006년 뮤지컬 '천상시계'로 데뷔한 강하늘은 이후 '쓰릴미', '스프링 어웨이크닝', '블랙 메리 포핀스' 등의 뮤지컬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몬스타', '상속자들' 등에서 주로 고등학생 역할을 연기해오다가 '미생'의 장백기 역으로 대중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순수의 시대', '스물', '쎄시봉' 등 주로 영화 활동에 몰입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만들어 온 그는 영화 '동주'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110분 동안 스크린을 장악하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렇게 쌓아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강하늘은 초반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이준기와 함께 '하드캐리'(한 팀 내에서 크게 활약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사람)했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클로즈업 샷을 많이 사용하는 감독의 연출 덕분에 얼굴 표정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했는데, 강하늘은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이러한 연출법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을 들었다. 그중에서도 해수(아이유)를 쳐다보는 그의 꿀 떨어지는 멜로 눈빛은 '고려 양봉업자'라는 별명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연기변신은 멜로에서 멈추지 않았다. 가문의 운명을 진 장자로서 왕욱(강하늘)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황위에 도전하는 야망을 드러낸 것. 11회 동생 황보연화(강한나)의 음모에 의해 해수와 가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했던 욱은 결국 동생의 역모 행위를 눈감아 주며 황제의 자리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이어 왕무(김산호)와 왕요(홍종현)를 오가며 학문과 무예를 겸비한 고려 최고의 엘리트로서 지략과 무력을 뽐내고 있다.
해씨부인(박시은)에 미안한 마음에 울고, 해수에게 한자를 가르치며 웃던 왕욱은 이제 없다. 오직 황제의 자리를 위한 탐욕만이 그에게 남아있다. 고려의 두 번째 황제 혜종이었던 왕무를 수은 중독으로 천천히 죽이고, 현 황제 정종, 왕요의 옆에서 왕소(이준기)를 죽이라 사주하는 등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자신이 피해를 안보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런 욱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강하늘이기에 앞으로도 그가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
▲ 황위를 향한 소울 넘치는 진격 3황자 왕요 役 홍종현
모델출신으로 KBS 2TV 드라마스페셜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연기에 데뷔한 홍종현. 하지만 그간 훈훈한 외모로 주목받은 데 비해 그의 연기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특유의 담담한 표정과 연기톤은 홍종현 앞에 '소울리스'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하지만 현대극에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도 잘 해내기 어렵다는 사극에서 홍종현은 비로소 연기에 영혼을 찾았다는 반응을 듣고 있다. 그야말로 홍종현의 재발견이다.
홍종현이 연기하는 3황자 왕요는 극중 가장 강한 호족 가문을 외가로 가진 인물로, 어릴적부터 어미로부터 황제로 길러진 아들이다. 뭐든 '괜찮다' 용인해주는 어미때문인지 자신감 혹은 자만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아이처럼 얄밉게 미운짓만 골라하는 그는 시청자들에게 '요샛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항상 황후 유씨(박지영)의 품안의 아들로 굴어 다른 황자들에 비해 철이 없어보이던 요는 14회 역모 실패 뒤 죽음에서 돌아오며 이전과는 다른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수를 인질로 잡아 협박하며 왕소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하는 장면에서는 한나라 권력의 정점에 설만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그렇게 고려의 3대 황제 정종이 된 요는 10황자 왕은(백현)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이라고 명하고, 어미인 황후 유씨마저 무시하는 등 안하무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왕요의 광기가 황위에 오른 뒤에도 끝을 모르고 진화하는 가운데, 연기력도 나날이 진화하는 홍종현의 변신은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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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③] 남주혁·지수·백현, 고려 꽃황자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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