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테헤란(이란), 조용운 기자] 이란이 조용하다. 한국과 월드컵 예선을 치를 때마다 떠들석하던 이란의 정보를 도통 알 수가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8일(한국시간) 밤 이란에서 첫 훈련을 했다. 변함없는 이란의 비협조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장소인 아자디 스타디움과 시설이 비슷한 올림피아 아카데미를 훈련장으로 배정받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이란축구협회는 이곳만 쏙 빼고 3~4곳의 후보지를 전달했다.
고민한 대표팀은 첫날 훈련이 회복에 중점을 둔 만큼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아라랏 훈련장으로 선택했다. 구장 잔디가 울퉁불퉁하고 결이 좋지 않은 문제가 있었지만 이란협회와 신경전을 하는 대신 대표팀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려고 받아들였다.
대표팀이 훈련장 환경 못지 않게 걱정했던 것이 이란 취재진의 반응이었다. 과거 이란 원정을 올 때마다 한국의 훈련장을 대거 방문하거나 비공개 훈련도 몰래 체크하는 등 말썽을 일으켰다. 대표팀 관계자도 첫날 훈련 공개 여부를 두고 슈틸리케 감독과 대화를 나누며 이란 취재진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우려와 달리 한국 훈련장을 찾은 이란 취재진은 없었다. 아라랏 훈련장이 이란내 종교가 다른 아르메니아 이주민들을 위한 소위 치외법권 지역이었던 탓인지 이란의 간섭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취재진만 조용한 것이 아니다. 현지에서도 이란 대표팀 훈련에 대한 소식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이란협회는 한국에 훈련장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관계자를 대표팀과 함께 이동시키며 전력을 확인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의 일정은 함구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란에 훈련 장소와 일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이 없다. 전날까지도 공식 훈련 시간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규정에 상대 축구협회에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고 명시된 것은 없다. 하지만 관행상 훈련 일정 정도는 서로 공유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이 홈경기로 치러질 경우 상대팀에 훈련 일정과 시간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원정 취재단이 단체로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를 찾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훈련을 지켜본 바 있다.
현지 매체에서도 이란 대표팀 정보가 실리지 않는다. '테헤란 타임즈'와 같은 현지 언론들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기성용의 이란전 각오나 일본인 주심이 한국-이란전에 배정됐다는 소식을 전할 뿐이다. 경기 이틀 전인데 이란이 꽁꽁 숨은 듯한 느낌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