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눈물이 있어야만 감동적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미래일기'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어지지 않았지만 분명 먹먹함이 있었다.
지난 29일 첫 방송된 MBC '미래일기'에서는 가수 이상민, 코미디언 부부 박미선&이봉원,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 모자가 출연했다. 더욱 실제와 가까워진 특수분장을 이용해 어머니도 몰라볼 노인으로 변신한 이들은 긴장과 설렘을 안고 시간 여행을 시작했다.
이상민은 64세가 됐다. 엔터테인먼트사 대표이자 빚도 갚고 재산도 많았지만, 오늘은 그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상민은 몰래카메라를 계획해 어머니를 놀라게 할 생각이었는데,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진심을 알게 됐다. 이상민과 어머니는 분명 예능적 웃음을 줬고 그 누구도 드러내놓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많은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다.
따로 살게 된 박미선, 이봉원은 극과 극의 모습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박미선과 이봉원은 MC와 가수로 승승장구했다. 박미선은 시청률 50%를 기록하는 '박미선 쇼'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봉원은 자신의 음악으로 많은 트로피를 받았다. 박미선은 혼자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노인 복지관에서 여가를 즐기는 반면 이봉원은 집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 멀뚱히 앉아 있기만 했다. 결혼 50주년을 맞은 두 사람이 별거하게 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노년을 맞은 부부의 현실을 그려냈다.
김동현은 기러기 아빠로 혼자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결혼은 해서 다행이다"라고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약수터에서 나이 들어도(?) 여전한 체력을 자랑했다. 김동현의 시간 여행 파트너는 바로 김동현의 어머니였다. 서울역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 번에 서로를 알아봤고, 서로의 변한 모습에 놀라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동현은 어머니와 하루 동안 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해도, 50년을 함께한 부인이 곁에 없어도 이들은 눈물 흘리지 않았다. 또 한순간에 늙은 외모를 보고도 충격은 받았지만 "예쁘다"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히려 이런 장면은 노화와 죽음이 슬프고, 피하고 싶은 것이 아닌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게끔 했다. 어머니의 진심을 알고 서럽게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거창한 하루를 준비하지도 않았지만 시간 여행자들이 느낀 뭉클함이 담백하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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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