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진짜 욕심없어요."
올 시즌 박건우(26,두산)는 그야말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3할3푼8리 19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면서 김현수(볼티모어)가 떠난 자리를 채웠다.
무엇보다 꾸준하다. 시즌 개막부터 꾸준히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한 그는 9월 들어서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22일 kt전의 멀티히트를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자신의 시즌 19호 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박건우는 28일 경기를 마치고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다. 오늘 홈런은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건우의 19번째 홈런은 팀으로서도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두산의 178번째 홈런으로 두산은 팀 홈런 1위로 앞서나가게 됐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 중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1995년 OB(현 두산)가 전부다. 의미있는 기록에 첫 발을 내디딘 만큼 박건우도 "기분이 좋고, 일단 내 홈런이 도움이 됐다니 영광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시즌 19호 홈런을 날리면서 박건우는 20홈런-20도루에 1홈런-3도루만 남겨두게 됐다. 앞으로 4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한 번 넘볼 수 있는 성적이다.
욕심이 날 법도 했지만, 그는 개인 기록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정말 욕심없다.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라며 "물론 치면 좋겠지만, 욕심을 부리게 되면 한국시리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번에도 20홈런-20도루를 의식했다가 타격감이 떨어져서 고생했다. 도루도 욕심내기보다는 팀이 필요할 때 사인이 나면 뛰겠다"고 강조했다.
박건우는 모든 초점을 '팀'과 '한국시리즈'에 맞췄다. 지난해 팀이 가을야구 진출했을 때 만해도 박건우의 고민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까"였다. 그러나 이제 실력으로 당당하게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그만큼 박건우로서도 책임감이 남다르다.
올 시즌 활약 역시 책임감과 간절함이 만들어낸 결과다. 박건우는 "(김)현수 형이 나가면서 부담이 많이 됐다. 주변에서 '네가 채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히려 간절함도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다 이뤘다. 정규 시즌에서는 팀이 1승을 더해 최다승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그동안 집에 가도 표정이 안 좋아서 부모님께 죄송했다. 이제 조금은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정말 행복하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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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