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윤희상(SK)의 어깨에 팀의 자존심이 달렸다.
충격의 9연패에 빠진 SK 와이번스는 실낱 같던 희망마저 사그라들고 있는 모양새다. 잔여 경기 SK는 5승을 쓸어담아도, 5위 KIA 타이거즈가 3승(4패)만 기록하면 탈락이 확정이 된다. 최근 경기력을 엿볼 때 SK가 남은 시즌 전승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SK의 5강 경쟁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팀의 입장에서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무리짓는 것도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SK는 지난 2000년 창단 첫 해 11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SK의 팀 최다 연패다. 9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SK는 어느새 팀 최다 연패를 걱정해야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SK는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연패 탈출을 위해 윤희상을 출격시킨다. '에이스' 김광현의 선발 등판이 유력했지만, 그는 최근 두 경기 큰 실점으로 무너지며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또한 올 시즌 김광현은 한화전 2패 평균자책점 9.35로 부진했다.
반면 윤희상은 직전 등판 경기였던 1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⅔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나머지 9월 두 차례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다만 윤희상도 올해 한화전 빼어난 성적을 거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윤희상은 한화와의 경기에서 8⅓이닝 8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김용희 감독은 "모든 투수가 대기를 한다"라며 "김광현도 상황이 된다면 (불펜 투수로) 등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확률상 가을 야구 진출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SK의 입장이라 '총력전'을 언급한 김 감독이었다.
윤희상이 초반에 흔들린다면, 곧바로 투수 교체가 이루어질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 때문에 윤희상은 1회부터 혼신의 투구를 펼칠 수 있다. 많은 이닝이 아닌, 적은 이닝이라도 완벽하게 막아내는 것이 윤희상의 임무다. 최근 팀 타선이 침묵하고 있는 탓에 윤희상의 어깨는 더 무겁다. 윤희상은 마지막 남은 팀의 자존심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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