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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디바가 된 요정' 바다 "걸그룹 페스티벌 개최가 꿈"

기사입력 2016.09.18 07:30 / 기사수정 2016.09.18 04:28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무슨 일이 됐든 20년을 꼬박 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요정'이라 불렸던 17세의 소녀 바다는 이제 '디바'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현재의 다른 '요정' 소녀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걸었던 길에 대한 믿음과 이들을 한데 모으겠다는 포부와 함께.

한동안 뮤지컬로 대중을 만나면서 한동안 음반 활동을 쉬었던 바다는 올해 'FLOWER(플라워)', 'SUMMER TIME(썸머 타임)' 등을 발표하며 오랜만에 가수의 모습으로 컴백했다. 또한 '판타스틱 듀오', '해피투게더',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만난 바다는 예능 프로그램에서처럼 유쾌한 에너지가 넘쳤고, 그러면서도 프로페셔널 했다.

-올해 굉장히 오랜만에 가수로서 앨범들을 냈다. 많은 고민과 기대들이 있었을 것 같다.
▲ 오랜만의 앨범이고, 오랜만에 음악방송을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민도 기대도 없었다. '내 길을 간다'는 생각 뿐이었다. 고민이라기보다 팬들을 위해 생각하는 것. 어떻게 보면 도전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도전하는 스타일이거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 스케줄 소화하는 것까지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 

-가장 최근에 낸 'SUMMER TIME(썸머 타임)'은 그간 바다의 목소리로 듣기 어려웠던 상큼한 장르의 곡이었다. 이런 신나는 노래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 지.
▲ 'FLOWER(플라워)' 이후에 또 반전을 준거다. 'MAD(매드)'랑도 다르다. 나란 사람이 다양성을 가지고 있고, 그게 장점이라고 믿기 때문에 장르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그때 부르자 그런 마음으로. '썸머 타임'은 팬분들이나 대중들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놨다. 매 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뮤직비디오를 폐기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 열심히 필리핀에서 찍고 왔는데, 뮤직비디오를 내놓으면 생각했던 곡의 이미지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애를 많이 쓰셨는데 실망을 하실까봐 걱정을 했다. 좋은 경험으로 넘겨야했다. 다들 결단력 있었다고 해주셔서 위로가 됐다.

-오랜만에 음악방송에 출연한 소감은 어땠나.
▲ 녹화하고 방송한 시간보다 인사받은 시간이 더 많았던 거 같다. 많이 오니까 나중에는 '10분 있다 오라'면서 시간까지 지정해줬다. CD도 정말 많이 받아서 서재가 꽉 찰 판이다. 예전에는 인사 받기가 쑥스럽고 그랬는데, 이게 우리 때부터 있던 문화구나 느꼈다. 또 기획사가 달라도 날 '요정 그룹' 직계 선배처럼 느끼더라. 가족같고, 친동생들 같고. 동생들이 내 유전자들 같다(웃음).

-어느 순간 바다의 대표곡은 '매드'가 된 것 같다. 정말 시대를 앞서간 곡이 아닐 지. 지금이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만 당시만 해도 정말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다.
▲ 레이디가가나 리한나가 대중들에게 어필을 하고,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파격적인 곡들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졌다. 사실 '매드'도 어떻게보면 그냥 특이한 노래로 남고 말았을 노래 중 하나인데, MBC 김태호 PD님이 '무한도전'에 초대해주셔서 확실하게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는 남녀노소 좋아해주셔서 기쁘다.

-또 '매드' 같은 곡을 낼 수도 있을까.
▲ 계획하진 않지만 또 부인하지도 않고 싶다. 그냥 자연스럽게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알기로 엄청난 분들이 이 노래에 도전했었는데 포기했다더라. 솔직히 처음 이 노래를 불렀을 때 나도 '헉' 했었다. 딱 처음에 노래를 부르는데, 마치 이 노래가 날 노려보는데 눈이 마주치기 싫은 그런 느낌(웃음). 녹음을 하면서도 당황스러웠는데 막상 불러보니 나와 딱 맞는 곡이었던 거다. 이 노래로 10대 기업 행사는 다 한 거 같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얼굴을 비췄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 낸 건가.
▲ 나는 옆집 언니 같은 사람이면서도 동시에 주변에 없을 법한 사람이다(웃음). 콘텐츠 아이디어는 작가분들과 내 의견 반반이다. 너무 엉뚱해 보이는 건 일부러 그런 거라기보다 최선을 다하다보니까 엉뚱해지는 거 같다. 방송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여드릴 게 없어서. 그래도 작가 분들이 용기를 주셨고 재밌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즐기면서 했다. 나중에 또 나가게 되면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활동하면서 잠시 쉬고 있지만 뮤지컬에 대한 애착도 남다를 것 같다. 시작하기가 쉽진 않았을텐데.
▲ 안양예고에서 연극을 전공했던 게 큰 장점이었다. 처음에는 영화배우가 꿈이었는데 가수의 길을 가게 됐다. 그러다가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연기와 노래를 같이 하면 좋겠다 생각했다. 뮤지컬은 두려움과 긴장 만큼 하고 난 뒤에 성취감이 엄청나다. 나 혼자 이뤄낸 일은 아니지만 잊을 수 없는 도전이고 뿌듯하다.

-'원조 요정'이다. 후배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어떤 지. 활동하면서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나.
▲ 오히려 20년이라는 시간에 비해서는 크게는 안 달라진 것 같다. 그룹들이 많아졌다는 느낌 정도. 나 때 그랬는데 요즘에도 교복 의상 많지 않나. 빌려주고 싶을 정도다(웃음). 사실 아이돌이란 거 자체가 어찌보면 등용문이지 않나. 그 등용문과 아티스트로 가는 그 사이에 인품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발탁이 돼서 아이돌을 시작하지만 결국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데, 그런 데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선배들의 교두보 역할이 있는 거 같다. 그런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도 후배들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국위선양을 하고, 문화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웬만한 외교보다 그런 자긍심들을 가지고 이어나갔으면 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이들의 행보를 인정하고, 격려해줘야 한다고 본다.

-20 여년 동안 '포스트 S.E.S.'를 표방하고 나온 그룹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 꿈이 있는데, 하나는 우리 '요정들' 페스티벌을 개최해서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모든 걸그룹들이 모이는 거다. 여름에 디제이나 락 페스티벌 많지 않나. 새로운 페스티벌 뭐가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런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우리대로 의미있는 시간일거고, 보시는 팬분들은 걸그룹 역사를 알 수 있는 하나의 문화 컨텐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뜻이 맞는 분들과 진짜로 해보고싶다. 내가 제일 언니니까 내가 모아야한다(웃음). 또 '판타스틱 듀오'에서 윤미래, 거미와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걸그룹 출신 중에 노래 잘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공연도 해보고 싶다. '판듀'는 방송이고 대결이니까, 준비하면서 후배들이 상담하고 조언해주고 친교 느낌으로 만들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unhwe@xportsnews.com / 사진=권혁재 기자, 장소협조 스프링데이스튜디오

[XP인터뷰②] '에너자이저' 바다, 20년을 걸을 수 있게 한 원동력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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