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주, 조용운 기자] 전주성의 힘은 대단했다. 뜨거웠던 앞선 경기들의 열기와 간절함은 비할 게 아니었다. 전북 현대가 4년간 허락되지 않았던 아시아 4강으로 가는 길에 전주성은 그 무엇보다 큰 성원을 보냈다.
전북이 5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전북은 13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에서 상하이 상강(중국)을 5-0으로 크게 이겼다. 전반만 하더라도 골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 앞섰던 전북이지만 후반 들어 레오나르도와 이동국이 2골씩 넣고 상대 자책골까지 묶어 대승을 완성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둔 흥겨움은 전북의 승리로 배가 됐다. 구단 숙원인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데 앞을 가로막은 차이나머니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전북의 모습에 경기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짜릿한 광경을 만들어냈다.
전북과 상하이전에 들어찬 관중수는 2만7351명이다. 새로운 축구도시로 각광받는 전주지만 민족 이동이 벌어진 한가위에 축구 하나에 열광하는 모습은 이례적이었다. 상하이의 팬들도 상당했다. 1600여명의 팬들이 고속버스 26대에 나눠타고 전주를 방문할 정도로 전북 못지않은 관심으로 장외대결을 더욱 뜨겁게 했다.
전주성은 선수들의 숨소리와 환희, 아쉬움에 다같이 들썩였다. 전반 시작과 함께 매섭게 상하이를 몰아치는 전북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박수와 성원을 보냈다. 전반 6분 김신욱의 헤딩 슈팅이 상하이의 골망을 흔들고 그 골이 골키퍼 차징 파울로 취소됐을 때는 경기장이 떠나갈 듯했다.
전북이 전반에만 9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골이 나오지 않을 때는 탄식이 더욱 컸던 전주성은 후반 45분 동안은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후반 7분 레오나르도의 첫 골이 터진 후부터 이동국의 마지막 다섯 번째 득점까지 몽환적인 느낌을 안겨다줄 정도로 팬들은 선수들과 하나가 됐다. 전북의 숙원을 함께 이루려는 팬들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커지게 됐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전북 구단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