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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선홍' 공한증 역사의 좋고나쁜 기억들

기사입력 2016.08.30 12:38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한국 축구는 중국에 강하다. 1978년 첫 대결 이래 서른번 만나 열 일곱 차례를 이겼다. 한국이 중국을 만나면 '공한증(恐韓症)'을 자신있게 내세우는 이유다. 

한중전이 다시 펼쳐진다. 한국은 내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역대전적 30전 17승 12무 1패. 한국의 절대적인 우세다. 그러나 한중전은 때로는 아쉬움과 치욕을 안겨다준 경기이기도 하다. 

▲공한증의 시작은 차범근 발끝에서

한국과 중국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2차리그서 처음 만났다. 당시 서독 분데스리가 진출을 앞두고 있던 차범근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30년 이상 이어지는 공한증의 출발을 알렸다. 한국이 서른번 이상 싸운 상대 중 고작 1패 밖에 없는 팀은 중국 뿐이다. 

▲3-0 → 3-3 악몽

1983년 태국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과 중국은 맞붙었다.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멕시코 세계 청소년대회 멤버 중심으로 꾸려진 한국은 김종건의 2골과 신예 스타 김종부의 쐐기골로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쉽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했던 어린 나이의 수비진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세골을 잇따라 실점하며 황당한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삼손의 머리에서 터진 최종예선 결승골

한국과 중국이 긴장감 있는 무대서 만난 것은 딱 한 번이다. 19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한국은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삼손’ 김주성의 헤딩 결승골로 승리해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아, 황선홍!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출정식을 겸해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정기전.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전력의 50%”라고 평가받던 스트라이커 황선홍은 전반 14분에 중국 문전으로 쇄도하다 중국 골키퍼와 충돌한 뒤 공중에서 한바퀴를 돌고 쓰러지고 말았다.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프랑스로 출국했지만 황선홍의 월드컵 출전은 결국 좌절됐다. 이 경기후 중국 축구는 거칠다는 이미지가 본격적으로 한국 팬들에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중국 상대로 2번 퇴장 홍명보

지금까지 중국과의 경기에서 나온 퇴장은 세 번. 이중 두 번을 홍명보가 받았다. 깔끔하고 매너있는 플레이로 보통 경기에서는 경고도 거의 받지 않던 홍명보가 136번의 A매치를 통틀어 중국전에서만 두 번의 퇴장을 기록한 것. 1992년 다이너스티컵에서는 쓸데없는 보복 파울로, 2000년 아시안컵에서는 심판의 페널티킥 선언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을용타’의 추억

2002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이을용은 지금도 인터넷에 이름을 치면 ‘을용타’가 연관 검색어로 뜬다. 2003년 일본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안컵에서 중국 선수가 뒤에서 거칠게 밀치자 화가나 뒤돌아서며 상대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 중국 선수를 가격한 뒤 두눈 부릅뜨고 내려다보는 이을용의 표정은 중국 선수들이 난폭한 플레이를 할때마다 한국 축구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사진으로 활용된다. 

▲상대 3명 퇴장에도 무승부 치욕

2005년 대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한국은 시작하자마자 중국 선수의 퇴장으로 유리한 국면을 맞았지만 경기를 압도하지 못했다. 급기야 후반들어 먼저 한골을 허용한 뒤 김진규의 프리킥 골로 간신히 균형을 맞췄다. 이후 중국 선수 2명이 더 퇴장 당해 8명과 11명이 싸우는 상황까지 왔다. 그러나 추가골을 따내지 못하고 치욕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최고 명승부는 2008년의 역전승

30회의 한중전을 통틀어 최고 명승부로 기억되는 매치는 2008년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의 대결이다. 한국은 전반 43분 박주영의 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 2분과 16분에 연속골을 허용해 역전당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박주영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고, 추가 시간에 곽태휘가 대포알 발리슛을 터뜨려 3-2로 승리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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